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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_수련일지

23년 11월 5일

by 힙합느낌 2023. 1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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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2시간 수련.

 

 

식구들이 일과를 마치고 잠이 들면 호흡 수련을 시작하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밤 10시가 넘었는데도 아이들은 잠자리에 들 생각이 없다.

 

딸랑구가 오빠에게 체스를 배우는 중이다.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자니 정겨워 보이기에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사진을 찍어도 되겠느냐고 물었으나 딸랑구에게 거절당했다.

 

10시 20분이 다돼 가는데도 체스 전수에 한창이다.

기다리다간 호흡 수련을 2시간해도 새벽 2시가 될 것 같기에

호흡 수련을 시작한다.

 

 

반가부좌로 앉고 살짝 고개를 숙여, 단전을 바라보며 호흡에 집중한다.

잠시 뒤, 집사람이 아이들에게 잠자리에 들라며 종용한다.

아이들이 대화를 주고 받으며 꺄르르 하자, 집사람이 "쉿! 아빠 어쩌고 저쩌고" 하는 소리가 들린다.

대화 소리가 끊기고, 체스판을 정리하는 소리가 살짝 요란히 나자, 다시 집사람이 "쉿! 어쩌고 어쩌고"하는 소리가 들린다.

 

아이고, 호흡 수련이 벼슬도 아닌데 괜히 가족들이 눈치를 본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마음에 걸리기에 호흡을 풀고 일어난다.

 

"대화하고 소란해도 괜찮아, 식탁에 컵만 '탁' 놓는 것만 아니면 돼.

'탁' 놓으면 뒷목 쪽이 쭈볏하니까."

 

집사람은 내일을 위해 어차피 자야 할 시간이라고 한다.

 

 

다시, 반가부좌로 앉고 살짝 고개를 숙여, 단전을 바라보며 호흡에 집중한다.

 

배가 접히는 느낌이 든다.

자세를 고치며 호흡이 원활한 자세를 찾지만 썩 쉽지 않다.

단전 부위가 땡땡해지는 느낌도 든다.

아무래도 힘이 들어가는 모양이다.

 

순하고 자연스러운 호흡을 바라보고자 애쓴다.

그러자 몸은 아주 미약하고 짧은 호흡을 하기 시작한다.

 

그렇게라도 몰입하니 꿈결 같은 느낌이 찾아왔다.

그리고 호흡을 조금 늘려보려는 순간,

윗 집에서 뭔가를 떨어뜨린 모양인지 "쿵!" 소리가 나며 집중이 깨진다.

 

약간 속상하지만 어쩌겠는가, 어쩔 수 없는 일.

 

다시 호흡에 집중한다.

비몽사몽해지며 몰입이 되려는 순간.

 

"탁! 탁! 탁!, 쏴아아~~"

 

윗 집이 안 방 화장실에서 샤워라도 하는 모양이다.

늦은 시간인데... 거사를 치렀나, 물소리가 한 동안 요란하다.

 

'음, 이건 시험이다, 시험. 내가 호흡 수련하며 남 탓하나 안 하나 시험받는 중이다.'

 

사실 유튜브라도 보면서 영상에 집중하고 있으면,

윗 집이 탁탁! 거리든, 물소리가 요란하든, 지금처럼 신경이 곤두서진 않을 것 같다.

 

어쨌든 단전을 바라보며 호흡하는 데 집중한다.

배가 접힌 느낌, 땡땡한 느낌이 썩 나아지지 않는다.

짧은 호흡을 하며 집중하고 있으니 트림이 나온다, 그러자 호흡이 좀 더 원활해진다.

아무래도 저녁 먹은 것이 소화가 잘 안 된 모양이다.

 

다리가 저려오기에 시계를 보니 1시간 10분 흘렀다.

1시간 10분 동안 용만 쓴 느낌.

 

다리를 바꿔 반가부좌로 앉아, 다시 호흡에 집중한다.

아직도 윗 집은 물소리와 함께 잡음이 난다.

 

잡념이 강해진다.

꾸벅하는 순간을 인지하고 정신을 깨운다.

이렇게 수련이 원활하지 않을 땐, 단전으로 바이올린 켜는 느낌이라도 그립다.

 

윗 배가 빵빵한 것 같기도 한 것이, 상기라도 되는 가 싶다.

회사 일로 잡생각을 너무 자주, 많이 한 것이 썩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

서영랑 선생님 말씀(23년 10월 29일~11월 5일 분)

 

▷ 어제 수련이 좋았기에 내심 안달 나는 것 같다.

▷ 그냥 홀랑 놓아버린다.

▷ 시간의 흐름이 사라진 것 같은 상태가 된다.

공통점 : 공부가 잘 될 때 상황이었어요.

 


▷ 어제 한 수련내용이 너무 좋아 오늘도 은근히, 아니..
많이 기대하고 앉았는데 현실은 아니어서 기대를 접고..
현실인식, 그냥 순하게나 하자...

▷ 그럼 그렇지, 기대한 내가 빙신이지... 다 놔버리니 잘 되는건 또 뭐야?..

▷ 그렇게 반복하다 보니 내가 그 공간속에 있었다. 한 정신으로..


공 동지의 수련기를 쭉 읽다보니 이런 공통점을 보게 되어 반갑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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