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2시간 27분 수련. ♥
휴일이라 늦잠 자고 싶었지만, 집사람은 아침부터 분주하다.
방 밖이 소란하더니 아들내미가 아침 식사하라며 깨운다.
집사람은 설거지를 명하지만,
"나도 할 일 많거든!?" 하며 거절한다.
집사람은 외출 준비를 하고, 아이들은 각자 휴식.
나는 청소기를 돌리고, 검은곰팡이가 피어가는 어항 물갈이를 한다.
이어서 큰 화장실을 청소하고, 내 방 화장실도 청소한다.
모든 일을 마친 뒤 씻고, 담배를 태우러 나왔다.
담배를 태우며 문득,
'어제 가위눌린 느낌은 잡귀들이 나를 건드리려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쓸 때 없는 유튜브 영상을 많이 본 것 같다.
별 이상한 이야기를 주워들으니, 별 이상한 상상까지 한다.
'하느님이 보우하사 코로나도 걸려 본 적 없는 나를, 잡귀 따위가 날 건드릴 순 없지~'
그렇게 용기를 내자, 마음의 문을 닫은 일도 해소할 수 있을 것 같다.
마음의 문이 닫혔으니, 마음의 문을 뜯어내어 개방형 마음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되는 만큼 한 번 해보지 뭐.'
개방형 화장실처럼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대동원단회에서 연정원 유튜브 채널의 도인법 영상을 올려주었다.
도인법에 관심이 있던 터라, 보면서 따라 해 본다.
영상에 소소한 정보가 있었다.
지금까지 도인법이 <道人法>인 줄 알았으나, <導引法>이라고 한다.
순한 호흡을 이끄는 법이라고 한 것 같은데 정확한 내용을 까먹었다.
호흡 수련 시작.
반가부좌를 하고 앉아 고개를 살짝 숙이고,
단전을 바라보며 자연스럽고 순한 호흡을 하고자 한다.
호흡이 쑥쑥 잘도 들어간다.
며칠간 제대로 수련을 못해서 쌓였던 기가 텅텅 빈 것일까?
호흡은 코 밖에서 들어오는 시원한 공기가 오가는 게 아니라,
마치 따뜻한 공기가 가슴 속에서 맴도는 느낌이다.
쑥쑥 잘 들어가던 호흡이 점점 안 들어가기 시작한다.
잡념이 시작되면서 꾸벅 졸기도 한다.
단전을 드나드는 호흡에 집중하고자,
서영랑 선생님의 '일호일흡에 집중'을 떠올린다.
조금 나아지지만 그래도 잡념이 가시질 않는다.
'에라, 떠오를 만큼 떠올라라.'
잡념과 함께하는 호흡은 재미가 없다.
다리도 불편해져 오기에, 일어나 몸을 살짝 풀고,
양반다리로 앉아 호흡에 집중해 본다.
반가부좌 하고 호흡할 때 보다, 단전이 좀 더 속으로 숨은 느낌이 든다.
다시 반가부좌로 앉고 호흡에 집중.
코, 볼 등이 가려우면 시원하고 긁고 집중.
꿈결 같은 느낌이 올 것 같다가도 잡념이 다시금 폭발한다.
집사람과 합체한 뒤, 다시 반가부좌로 앉아 호흡을 한다.
반개한 시야 밖에서 안개 같은 것이 흐물거리며 시야 가운데 쪽으로 모여든다.
'과학적으로 따지면 아마 백혈구라든가, 뭐 그런 것이 아닐까? 아니면 빈혈인가?'
잠시 고민하다가 '알 게 뭐냐, 호흡이나 하자'하고 다시금 집중해 본다.
하지만 아랫배가 땡땡한 느낌이 든다.
'구_수련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23년 11월 6일 (0) | 2023.11.07 |
---|---|
23년 11월 5일 (0) | 2023.11.06 |
23년 11월 3일 (0) | 2023.11.04 |
23년 11월 2일 (1) | 2023.11.03 |
23년 11월 1일 (1) | 2023.1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