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2시간 30분 수련.
오전, 부장님께서 걸으면서 간단한 대화를 하자고 하신다.
걸으면서 들으니 사내 정치에 새로운 바람이 부는가 보다.
쫓겨났던 권력자의 복귀.
사자 없는 곳에서 여우가 왕행세를 하고 있었으나 사자가 돌아왔다.
부서 회식을 하고자 하니 집에 물어보라고 하신다.
후임이 묻는다.
"과장님 허락 받으실 확률은 몇 퍼센트 정도 돼요?"
"뭐 확률이랄 게 있냐, 빌면 되지."
부장님께서 말씀하신다.
"우리 비굴해지지는 말자~ 아~"
"돈 없으면 비굴해져도 되지 않을까요?"
집사람은 소주 한 병만 마시라고 하며 알겠다고 한다.
잘 지킬 수 있을까?
호흡 수련 시작.
반가부좌로 앉아, 활 쏘는 자세로 간단하게 몸을 풀고, 크게 숨을 한 번 들이쉰 뒤 내쉬니
몸이 자연스럽게 가라앉으면서 호흡 수련 자세가 됐다.
자연스럽고 순한 호흡을 하고자 마음먹으며 단전을 바라본다.
몸이 하는 호흡을 그대로 바라본다.
단전으로 굵은 호흡이 오간다.
따뜻함도 느껴진다.
《천부경의 비밀과 백두산족 문화》의 책사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오늘 읽은 내용 중에서 연정 16 법을 다시금 만났다.
연정 2 법은 자연호흡을 설명하는데 나는 자연호흡 단계가 아닐까?
'일호일흡에 집중.'
이 말을 떠올리며 집중하면 호흡에 몰입하기가 쉬운 것 같다.
참 좋은 문구다.
꿈결 같은 느낌은 오지 않지만 잡념도 크게 없다.
문득문득 잡념이 살짝 올라오지만 금세 사라진다.
호흡이 원활하니 이번에는 호흡의 품질을 높여보자는 생각이 든다.
호흡의 굵기를 동일하게 맞추고자 하면서 고르고 순한 호흡이 되도록 신경 써 본다.
왼쪽 옆구리에서 '뿌룩'하는 소리가 났다.
단전 근처 통로를 호흡이 지날 때 '볏짚 단면에 쓸리는 듯한 느낌'이 아주 약하게 났다.
뱃속에서 정전기가 튀는 느낌이라고 하면 비슷할까.
호흡이 자연스럽다고 느껴지기에 호흡 길이를 살짝 늘리고자 떠올린다.
몸은 조금 심호흡하는 듯한 길이로 숨을 쉬기 시작한다.
시간이 흐르고 단전에 가득한 호흡이 넘치는 느낌이 든다.
호흡이 넘치는 건지, 기가 넘치는 건지, 초심자인 나는 잘 모르겠다.
그냥 느낌을 인지한다.
호흡은 자연스럽게 왼쪽 옆구리로 옮겨가고
단전을 바라보며 호흡해도 왼쪽 옆구리가 숨을 쉬는 느낌이 난다.
한참 몰입 중
세탁기의 세탁 마침 알림이 울리면서 집사람이 움직이며 소음이 난다.
그 순간 하늘하늘 풀어진 말미잘 같던 단전이 확 쪼그라드는 느낌이 나면서
마치 쪼그라든 말미잘 처럼 된 것 같다.
그래도 순하고 자연스러운 호흡을 하고자 마음을 돌린다.
쪼그라든 말미잘 같던 단전이 서서히 조금씩 풀리는 느낌이 나지만
몰입이 깨진 아쉬움은 갈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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