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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_수련일지

23년 11월 8일

by 힙합느낌 2023.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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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45분, 새벽 51분, 총 1시간 36분 수련.
 
 
회식하는 날.
부장님께 부담드리기는 싫으나, 부장님께서는 법인카드 신청을 하지 말라고 하신다.
1인당 3만 원, 얼마 되지 않아도 없는 것보단 나을 텐데 아쉽다.
 
 
회식 중, 신입 직원과 담배를 태우며 이야기를 나눴다.
 
신입 직원은 회사 상태도 이상해보이는데,
부서 분위기까지 이렇다면 퇴사해야겠다고 마음먹었었단다.
 
회사 상태는 장이 바뀐 2년 사이에 상태가 이상해졌고
부서 분위기는 돌발적인 일이었으나, 신입 직원 눈에는 그렇게 보였겠구나 싶었다.
 
 
회식 후 귀가하니 집사람은 당장에 부족한 내 능력을 탓하며 짜증을 부린다.
새로 들어간 곳의 일이 쉽지 않은 모양이다.
소주 1병만 먹으라는 엄명을 어긴 것은 비밀에 부치기로 한다.
 
 
호흡 수련 시작.
 
반가부좌로 앉아, 활 쏘는 자세로 몸을 푼 뒤 자연스러운 호흡을 하고자 하면서
단전을 바라본다.
 
처음 호흡부터 왼쪽 옆구리에 소식이 있었으나 이내 잠잠해진다.
원활하고 순한 호흡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술에 취해 느끼는 것이라 힘이 들어가는지도 모르겠다.
 
순식간에 다리가 저려오기에 시계를 보니 45분 흘러있었다.
몰입을 한 건지, 술에 취해서 시간의 흐름을 못 느낀 건지 모르겠지만
분명 졸지는 않았다.
 
휴식을 하고자 침대에 잠시간 누웠다.
 
'이대로 있으면 잘지도 모르는데...'
 
 
썰렁하다.
눈 뜨고 시계를 보니 새벽 2시 30분.
잠들었다.
 
호흡 수련을 마저 이어가기 위해 앉았다.
호흡을 하고자 단전을 바라보지만
단전이 없다.
 
'또 어디 갔어?'
 
그저 단전이 있었던 위치를 바라보며 호흡을 한다.
숨이 살짝 스며드는가 싶지만 신통치 않다.
 
어느 순간 숨이 통하며 단전이 부푸는가 싶었으나
다시 실마리를 놓친다.
 
'일호일흡에 집중.'
 
새벽이라 그런지 방해되는 요소가 극히 적다.
고요하다.
그 순간에 몰입하니 모든 것이 멈춘 것만 같다.
 
그 속에서 내 마음만 어지러이 분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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