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시간 18분.
출장을 다녀온 후 부장님께서 커피 한잔하자고 하신다.
조금은 쌀쌀한 날씨, 나는 부장님께서 또 돈 얘기를 꺼내실 것만 같은 예감을 한다.
우리 부장님께서는 말을 단도직입으로 하지 않으시고,
다른 이야기를 하면서 분위기를 조성하시는 편이다.
오늘도 역시 서로의 근황으로 대화의 분위기를 조성하시기에,
돈 얘기라면 다시는 안 나오도록 해야겠다고 마음먹는다.
"통장 확인해 봤니?"라고 하시기에 "예?!"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넣으셨다는 얘기 아녀?!'
서둘러 통장을 확인해 보니, 드렸던 돈보다 조금 더 큰돈이 있었다.
계속 마음속엔 '이건 아닌데…'하는 생각만 둥둥 떠다니고, 기분이 축축하다.
부장님께서는 올해 초 부터 돌려줄 마음이 있었으나, 계속 망설이고 고민만 하다가
"지금이 너에게 돌려줄 적절한 때"라며 결단을 내리시고 이체하셨다고 하신다.
나도 예전에 같은 생각을 했기 때문에 잘 안다.
그리고 부장님께서 마음을 다스리며 변해온 모습을 알기에,
'이제 정말 마음이 커지셨구나' 싶었다.
그래도 신이 나지 않는다.
저녁을 먹으면서도 '이건 아닌데…'하는 생각만 난다.
여러 사람에게 돈을 줬지만, 돌려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라서 여러 면에서 고민이었다.
하지만 결국, 체면이나 위선 따윈 접어두고 가식 떨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매매하던 곳으로 다 넣었다.
돈은 그렇게 돌고 돈다.
에너지는 최소 저항의 경로로 흐르니까 지금은 나에게 왔지만,
결국, 다시 부장님 품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우연히 『단학요결』을 20만원에 팔았던 곳에서
80년대 나온 『단』을 3,000원에 파는 것을 보고 주문했는데 오늘 도착했다.
최근 새움출판사에서 나온 『단』을 사서 읽었었으나,
뒷부분에서 '뭐 이따위로 끝나냐…' 싶을 정도로 갑자기 이야기가 뚝 끊긴 느낌을 받았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마산에서 올라오신 ㅅㄱ님과 만났던 날,
대화를 하다가 『단』을 보고 호흡을 익히신 분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단』에 호흡하는 방법 같은 건 나오지 않던데요?"라고 하니,
80년대에 나온 『단』에는 호흡하는 방법이 실려있었다고 하신다.
그 이야기를 들으니, 새움출판사의 『단』이 왜 그 모양으로 끝을 맺었는지 짐작이 갔다.
책 속에 김정빈 씨가 『단』을 집필하는 것이 탐탁지 않았었다는 후기도 적혀있었기 때문에
새움출판사에서 『단』을 다시 찍을 땐 마음에 없던 부분은 다 가위질한 모양이다.
그래서 80년대에 정신세계사에서 나온 『단』을 한 번 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는데,
마침 3,000원에 중고 책을 팔기에 샀던 것이다.
80년대 『단』이 베스트셀러였다더니 물량이 많아서 가격이 싼 모양.
나중에 읽기로 하고, 일단은 『백두산족에게 고함』을 먼저 읽기로 한다.
.
.
.
4법, 9-9초.
혀를 입천장이 대고 호흡하다 보면,
침을 삼킬 때 목젖이 꼴깍하고 제대로 올라가지 않아 불편하다.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인지, 원래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계속 가보기로 한다.
처음에는 호흡이 원활했으나, 점점 피곤함이 몰려오면서
목 부근에서는 호흡을 느끼기 힘들어지다가, 깊게 마시는 것도 곤란해진다.
열심히 고민하면서 엉뚱한 곳에 에너지를 쏟고 지친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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