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3시간 16분 수련.
자동차 검사를 받기 위해 년차를 냈다.
아니 년차를 낸 날에 자동차 검사를 예약했다는 게 정확하다.
아들내미를 학교까지 태워주고 오니,
주말엔 약값이 비싸 약을 타지 않았다며,
아들내미 이비인후과 처방전을 가지고 약을 타러 다녀오라는 집사람의 명이 떨어졌다.
그리고 커피도 사오라고 추가 지시한다.
걸어다녀오면서 봉우사상연구소의 글을 하나 읽었다.
http://www.bongwoo.org/xe/bw_pds/4702
기 타 자 료 - 봉우사상을 찾아서(42) - 봉우선생님 특강
봉우사상을 찾아서(42) - 봉우선생님 특강 (날짜 확실치 않음) - (녹음: 김각중, 녹취: 박승순, 교정, 주석: 정진용 • 정재승) -------------------------------------------------------------------------------------------
www.bongwoo.org
봉우 할아버지가 "뭣이?"하고 되묻는 게 여러 번 나와,
그 장면을 머릿 속으로 떠올리며 쿡쿡 웃었다.
그러다 눈에 띄는 내용이 있었다.
<들여마시는게 어디까정 왔다, 나갔다 하는걸 세지 않으면 잠은 바로 옵니다.>
23:11
회원12 : 잠이 많아서 그런지요, 호흡을 하다보면 몽롱한 그런거를 많이 느끼거나, 또 그렇게 이제 몽롱한 가운데서 호흡이 없는거 같습니다. ○○○○○...
진행자 : 호흡을 하다보면 몽롱한 가운데 호흡중에 결국엔 잠이 오는거 같은 느낌이 온답니다.
봉우선생님 : 뭣이?
진행자 : 잠이 와요.
봉우선생님 : 잠이 와?
진행자 : 네. 조는것 같은 그런 느낌이 있고, 그런데 이것을.. 졸음을 쫓는 좋은 방법이 없습니까?
봉우선생님 : 호흡을 하는데 호흡 하는것을 들어가고 나가는걸 세지 않고 들여마시는게 어디까정 왔다, 나갔다 하는걸 세지 않으면 잠은 바로 옵니다. ‘호흡이 여기를 왔다. 이게 호(呼)가 흡(吸)이 이만치 들어왔다, 여기서 이게 나갔다.’ 하는걸 고걸 가만히 따라댕기면서 정신을 차려야하는데 이걸 안차리면 바로 졸립니다. 그냥 들락날락 하건 말건 호흡하고 가만히 있으면 그냥 자요. 그러면 이거를 상관하지 않고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걸 상관하지 않고 무의식하고 그냥 하니까 잠이 오죠.
위의 문답이었는데, 최근 내 호흡 수련 상황도 꾸벅 벌떡이 잦았기 때문이다.
특히 봉우 할아버지 답변 말씀 중 "호흡 하는것을 들어가고 나가는걸 세지 않고 들여마시는게 어디까정 왔다, 나갔다 하는걸 세지 않으면 잠은 바로 옵니다."를 읽고 내가 호흡 수련하면서 집중하는 방법이 잘못된 건지 의구심이 들었다.
명명학교 단톡방에 '졸린 것이 호흡에 집중이 덜 되었다는 반증'이 아닌가 하고 여쭤보니
최재용 동지님께서
"호흡을 셀때 내 의식의 소재는?
의식의 위치를 내가 정하는가? 의식의 위치가 느껴져 집중이 되는것인가!"라고 답을 주셨다.
현재는 단전을 드나드는 호흡을 집중적으로 바라보고 있기에 '의식으로 호흡을 따라다니는 것이 더 정확한 방법인가?'하고 생각했다.
최재용 동지님께서 "스스로의 답을 곧 경험으로 증명하시리라 생각합니다."라고 말씀을 해주셔서
'그렇지. 해보면 알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하니 '거거거중지 행행행리각'이 떠올랐다.
같은 내용으로 서영랑 교감 선생님께서는
"잘못된게 아니고 원래 그래요. 그 기간을 거치면서 정일집중이 일상화, 습관화 쪽으로 진화해 갑니다.
꾸벅 보다 벌떡이 많아지고 그 벌떡되어 고요한 경지를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쭉 나아갈때까지
가고 또 가고, 행하고 또 행하면 됩니다.
그 수마기간을 단축 시키려면 졸릴수록 정신을 차려서 호흡에 집중하면 됩니다."라고 알려주셨다.
자동차 검사를 다녀왔다.
저녁에 집사람이 딸내미 방을 아기자기하게 꾸며놓길래 물어보니
파자마 파티 한다고 딸 친구 한 명이 자고 갈 거란다.
꾸며진 방을 보고 딸랑구 입이 귀에 걸렸다.
호흡 수련을 시작했다.
낮에 생각한 대로 호흡을 따라다녀 보았으나,
호흡이 2초-2초 정도로 짧으니 따라다니기 번거로웠다.
그리고 '단전에 드나드는 호흡에 집중하는 것'과 '호흡을 따라다니며 집중하는 것'의 호흡 느낌이 서로 다르다.
호흡을 따라다니려 8-8초를 시도했으나
이건 또 자연스러운 호흡이 아닌 것 같고...
'어... 이게 아닌가...?'하며
단전을 집중했다가, 호흡을 따라다니며 집중했다가, 오락가락하기를 몇 차례 하다보니
호흡이 꼬여 죽도 밥도 안되는 상황이 되었다.
그 순간, "우리는 만지는 모든 것을 지나치게 복잡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으며,
그로인해 당연하고 명백한 것을 볼 수 없다"는 트레이딩 카오스의 내용이 떠올랐다.
그러면서 매매와 호흡 수련을 비교하게 되었다.
매매 방법을 바꾸며 잦은 매매를 하면서 맨 땅에 헤딩하던 시절
'얼마나 재벌이 되고파서 이러고 있나...'했는데
호흡 수련도 비슷한 상황이 펼쳐진다.
'얼마나 신선이 되고파서 이러고 있나...'싶다.
매매나 호흡 수련이나 재밌어서 시작했지, 뭘 바라고 시작한 게 아닌데.
결국 매매는 어떠한 기법, 방법을 쓰든 간에, 매수와 매도 버튼을 누르는 것으로 귀결이 되는 것 처럼
호흡 수련도 어떻게 생각하고 수련하든지 간에, 호와 흡으로 귀결이 된다고 생각하니
교감 선생님께서 '호흡을 잘하고 계신다. 그렇게 하루 4시간씩...'이라고 하신 말씀이 떠올랐다.
'아... 그렇지... 나 제대로 하고 있었구나...'
오늘도 허리 자세가 무너져 호흡이 원활하지 않고, 허리가 아파왔다.
벽에 쿠션을 대고 앉아보기도 하고, 베개를 무릎에 올려기대보기도 하고
침대에서 옆으로 누워해보기도 했으나 답을 찾지 못했다.
지난 1년간 그냥 앉아 해올 수 있었으니
지금도 그냥 앉아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자연스럽고 순하게 호흡하고자 온 몸에 힘을 빼고 있는데...이게 맞나?
'우리는 만지는 모든 것을 지나치게 복잡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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