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2시간 25분 수련. ♥
출근 했을 때까진 생생하고 기분도 괜찮았다.
책상에 앉아서 업무를 보다가 단전이 의식되는 순간, 숨결이 단전 쪽으로 자연스럽게 가는건지 약하게 힘이 들어가는건지 애매할 때가 있다.
그러면 숨도 부자연스러워지고 상기가 되는지 머리도 띵하게 아프고, 신경쓰면서 대화하면 머리가 더 띵해지고 기분이 별로다.
그러면 최대한 자연스럽게 호흡하려고 애쓰는 데 잘 안될 때가 많다.
일 하면서 일부러 단전 호흡하고자 의식하는 게 아니다.
"코끼리 생각하지 마!"하면 코끼리가 더 생각난다는 것 처럼
책상에 앉아 있을 때 어쩌다 호흡이 단전쪽으로 흐르면 저렇게 곤란해 질 때가 있는데 오늘도 그랬다.
보통 이렇게 되면 점심시간에 식사 후 잠깐 잔다.
그렇게 선잠이든 어떻든 잠깐이라도 자고 깨면 괜찮아 지는데, 오늘은 동료들과 대화하느라 낮잠 잘 수도 없었다.
부장님과 독감 백신 맞으러 병원에 들렀는데, 병원 점심시간이라고 하여 밖에서 대기하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했다.
앞서 부장님께서는 새벽에 일어나서 호흡으로 명상하곤 하는데, 우연히 호흡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자연스러운 호흡을 한 뒤로 그런 호흡을 하고자 한다고 하셨다.
그 당시 나는 몽매하게 홍ㅇ학당 유튜브 영상을 보고 잘못된 호흡 수련을 하던 때라, 부장님 말씀을 듣고 뭔가 느끼는 바가 있었다.
그러면서도 빈수레가 요란하다고 잘못된 홍ㅇ학당 방법을 부장님께 소개하고 권했었다.
부장님께서는 홍ㅇ학당 방법이 뭔가 인위적이라 싫다고 하셨는데 선견지명이 있으셨던 것 같다.
명명학교에서도 순하고 자연스러운 호흡을 하라는 이야기를 듣고 부장님께서 말씀하셨던 내용이 떠올라 더 와닿았던 점도 있다.
얼마 전 부장님께서는 새벽에 호흡하는 명상을 하다가 명치 부근이 호흡을 빨아들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하시면서, 뭔가 엔진이 돌아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하셨다.
으흠? 이쪽으로 오게 되시려나?
독감백신을 맞기 전 부작용을 안내 받았다.
머리 아프거나, 호흡이 원할하지 않거나 명치부근이 답답하거나 할 경우 병원으로 꼭 가라고 한다.
음? 호흡 수련 잘못하면...
퇴근 후 저녁 먹고 씻은 뒤
일찍 호흡 수련을 시작하고자 했다.
제대로 수련하면 상기 된 것처럼 띵한 이 느낌을 지울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서두른 것이다.
앉은지 얼마 안 됐는데 아이들이 놀아달라고 한다.
놀아주라는 천명을 받아들인다.
놀아준 뒤 다시 호흡하려고 앉았는데
방 밖에서 아이들이 노래부르며 신이 났다.
그래. 신나게 해주진 못 할망정, 신나있는 애들 흥을 깰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런 분위기에서 꾸역 꾸역 호흡 수련을 했다.
집중이 쉽지 않다.
허리는 아프다.
반가부좌한 다리도 아프다.
양반다리로 바꿔도 괴롭다.
호흡은 순하고 자연스럽게 한다고 하는 데 유쾌하지 않다.
'나는 축 늘어진 해파리다!'라고 생각하며 힘을 뺀 뒤 호흡을 하고자 했으나 어깨나 팔에 힘이 들어간 것을 인지한다.
고개를 숙이면 어금니 끼리 맞닿아 닫히는 게 아니라 앞니끼리 맞닿아 닫힌다.
어금니 끼리 맞닿게 하려면 턱에 힘이 들어가고
앞니끼리 맞닿아 있으면 앞니를 앙 다물게 된다.
그렇게 잠깐 애쓰는 데, 집사람이 아들내미 연고 발라줬냐고 한다.
안 발라줬다. 혼나고 명을 받든다.
다시 호흡 수련하려고 앉았다.
이번엔 제대로 호흡에 집중하고자 했다.
힘도 빼고 자연스럽고 순하게 단전을 향하는 호흡을 구경했다.
비몽사몽 꿈결 같은 느낌이 오지 않았으나, 집중하면 오지 않을까 싶어 단전의 풀무 구멍에 드나드는 숨결에 집중했다.
오지 않았다.
이번엔 호흡 그 자체에 초집중해본다.
잠시간 호흡에 쑥 빨려들어 가면서
힘이 풀렸는지 허리 자세가 푹 가라앉는 걸 인지한다.
그런데 단전이 점점 빵빵해지는 느낌이다.
빵빵한 허리띠 같은 느낌.
예전 단전개통(?) 하던 때와 비슷한 느낌.
그때는 홍ㅇ학당 영상과 책만 보고 하던 때라 뭣도 모르기에, 막힌 하수구 뚫는다는 느낌으로 날숨을 단전에 뚫려라! 하고 넣어댔었다.
그러다 콰아아아아~ 하는 열기가 단전 쪽으로 쏟아져 들어간 경험을 하고 나름대로 단전 개통이 아니었을까 추측만 하고 있다.
그런데 오늘은 왜 그럴까.. 힘이 들어간 건가? 하는 찰나 집사람이 들아왔다. 합체했다.
분리하고 다시 앉아 호흡해보는데
단전에 뜨끈뜨끈한 열기가 느껴진다.
오늘도 이렇게 지나간다.
애쓰는 것 같다.
수련이 잘 되면 이렇게 이야기가 길 필요도 없겠지.
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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