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2시간 36분.
딸랑구가 데려온 풍선몰리에 아들내미가 정성을 쏟을 찰나,
풍선몰리는 새끼를 낳은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죽고, 새끼들도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 죽었다.
용돈을 털어 풍선몰리를 위해 수초를 사고 먹이를 샀던 아들내미의 눈동자는 흔들리고
옆에서 바라보는 내 마음도 안타까웠다.
칠월칠석이라며 아들내미를 빌어주시는 수양어머니께서 부르셨다.
엄마 잔소리에서 아들내미가 주눅들고, 어떤 때는 소름 끼쳐하는 것이 느껴지신다며 한탄하신다.
결국, 내가 아들내미에게 대화하여 마음을 풀어주는 수 밖에는 없다고 하시는데, 나도 진즉 알고 있었다.
다만, 말을 걸어도 대꾸없는 아들내미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고민일 뿐이다.
내가 가족의 오방기를 뽑았는데, 아들과 나는 빨강, 하얀 깃발, 딸랑구는 빨강, 노랑 깃발.
집사람은 초록, 파랑 깃발. 어휴.
수양어머니 댁에는 구피가 엄청나게 많다.
종종 가져가지 않겠느냐고 물으셨는데, 오늘은 구피를 나누어 달라고 말씀드렸다.
수양어머니는 구피를 30마리 정도 나누어주셨다.
집으로 돌아와 아들내미에게 주니, 무언의 기쁜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 어항에 풀어놓으니, 어느 틈에 새끼 4마리를 낳았다.
이번엔 무탈하게 키울 수 있기를…
알바 갔던 집사람이 일을 마칠 무렵, 메시지를 보내왔다.
일을 마감하면서 쓰레기 버리러 가다가 턱에 걸려 크게 넘어져 다쳤다고.
갑자기 오방기 색이 떠오르면서 집사람이 짠했다.
집사람이 내리는 버스 정거장으로 마중을 나가니, 집사람이 터덜터덜 돌아오고 있었다.
다가가서 가방을 대신 들어주며 같이 걸으니,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하소연하기 시작.
'이렇게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되길…'
3일간 호흡 수련이 원활하지 않는 것에 대해 고민했다.
바뀐 조건이 있어서 그런걸까?
속 쓰림 약이 영향을 미치나? 앉는 자세? 숨을 들이마시는 의도가 강했나?
도인법이나 운동을 하지 않아서 그런가? 저녁을 많이 먹어서 그런가? 아니, 저녁을 적게 먹어서 그런가?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 때문인가?
별별 생각이 다 나고, 원인 될 만한 것이 너무도 많다.
과연, 오늘은 어떻게 될까?
.
.
.
3법, 5-5초.
왠욜? 숨이 원활하다?
아~주~ 원활하다.
들숨에 몸속으로 들어오는 그것이 어디까지 가는지도 명확히 느껴지고, 날숨도 미미하게 조절이 잘 된다.
왠욜?
어제와 다르지 않은 자세와 환경인데?
다리가 저려오기에, 무릎을 꿇고 앉아서 호흡하다가 다시 정좌하길 3차례.
다시 다리가 저려오기에, 이번엔 치질 방석을 덧대어 앉았다.
다리는 덜 저린데, 이번엔 허리가 아프다.
'참… 가지가지.'
다리가 저리면 차라리 누워서 3분간 쉬기로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랫배가 탱탱해져 간다.
'아직, 들숨이 많은 걸까? 아니면 기운이 모인 걸까? 뭘까?'
'수련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24년 8월 12일 (0) | 2024.08.13 |
---|---|
24년 8월 11일 (0) | 2024.08.12 |
24년 8월 9일 (0) | 2024.08.10 |
24년 8월 8일 (0) | 2024.08.08 |
24년 8월 7일 (0) | 2024.08.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