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시간 41분.
부장님을 잘 모시라는 말을 전하면서도, 나도 나 자신에게 놀랄 만큼 원만히 얘기한 것이 놀랍다.
어쨌든 뭐 잘 됐소.
저녁 먹고서 집사람에게 추파를 던졌더니...
호흡하고자 앉으려다 '이불을 접어서 깔고 앉으면 솜방석 느낌이 날까?'싶어서 앉아봤다.
이불은 이불이다.
얇아서 쿠션감이 거의 없다.
정좌로 앉아서 호흡을 한다.
거친 호흡이 오가지만 개념치 않는다.
깊게 마셔보려 크게 들이쉬기도 하지만 편하지 않다.
조금 앉아있으니 허리가 뻐근해져 온다.
그래서 벽을 등지고 앉으니, 훨씬 낫다.
호흡을 계속 이어가면서 가늘게도 해 보고, 깊게 마시는 정도도 다르게 해보고, '호흡을 어떻게 따라다닌다는 거지?' 하면서 호흡을 느껴보기도 한다.
호흡이 코에서 가슴으로 들어가는 느낌은 뭉툭하게 나는데 이걸 말하는 건 아닐 테고...
어쩌다 시원하고 가는 느낌은 말 그대로 어쩌다 느끼기 때문에 따라다닐 순 없고...
그러다가 《놓아버림》을 읽고 깨달았던 순간에 떠올랐다.
그래서 호흡에 대한 생각을 놓아버렸다.
그때부터 호흡이 고르게, 순하게, 천천히 깊게 오간다.
'그렇지... 이거지...'
이안 형님께서 말씀하신 위 뒷벽이 이건가? 싶은 곳까진 호흡이 닿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몰루?
위 뒷벽에 호흡이 닿는 게 문제가 아니라
쥐눈이 콩이 넘어가야 하는 거잖여.
그냥 지금 이 느낌대로 하면 되겠지.
양반다리로 앉아하니 발이 자주 저려서
오래간만에 반가부좌를 한다.
반가부좌를 하면 명명회 때 단전이라고 착각했던 곳에 호흡이 들어가서 이안 호흡법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양반다리로만 했는데 정말 오랜만에 반가부좌.
편하다.
발 저려도 반대로 바꾸면 거슬리지도 않다.
오랜만에 호흡에 몰입해 호흡만 남는 순간이 왔다.
그러면서도 코에서 오가는 호흡이 매끄럽고, 천천히 깊게 오간다.
한참 몰입해 있는데 인기척이 나기에 눈을 떠보니
집사람이 서있어 아주 깜놀!
귀신인 줄 알고 욕나올 뻔!
그리고... 합체!
수련일지
24년 5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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