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시간 8분.
《단학요결》이 도착했다.
택배를 받고 열어 본 순간, 박스 골판지에 끈으로 묶인 종이 묶음 같아서 당황했다.
웬 박스 골판지에 정성스럽게 단학요결이라고 붓글씨를 써두셨는지... 원.
그게 표지인 줄 알고 놀랐다.
20만 원 주고 살 만한 비법이 들어있지 않다는 걸 알고 샀음에도 받아보니 더욱 빈약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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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랑구는 편지와 효도 쿠폰.
아들내미는 케이크.
아이고 이놈들이 언제 이렇게 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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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람은 그날이라며 짜증증 시작.
빨래를 늦게 돌려서 밤 10시에 호흡 시작하면,
중간에 빨래 널러 들어와 방해될 것이 뻔하니 11시 넘어서 호흡하란다.
아~ 피곤타.
호흡을 시작하고 순간적으로 몰입이 됐다가 이내 풀린다.
그리고 좀처럼 집중이 되지 않는다.
그냥 집중하고자 애쓰면서 호흡한 느낌.
코끝도, 오가는 호흡도, 숨의 전환점도 집중이 잘 안 된다.
그 와중에 중학생 즈음 친하게 지내던 형이 난데없이 떠오른다.
왠지 우리 아들내미 성격이랑 비슷했던 것도 같다.
우리 아버지가 다니시던 회사의 동료 분 아들이었는데,
어느 날 그 동료분 집에 우리 가족이 초대받아 놀러 가면서 처음 만나 친해졌었다.
그 뒤 그 형의 어머니는 암에 걸리셔서 돌아가시고,
그 형의 여동생은 어린 나이에 속도위반으로 아이가 생겼었으나 낳다가 갔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요절했다.
그리고 이사와 진학 등으로 만남이 뜸해지다가
어느 날 동네에서 우연히 한 번 마주쳐서 반가워하던 형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연락이 끊겼다.
그리고 그 뒤 간혹 생각났었으나 지금까지 잊고 지냈는데, 오늘 호흡하다가 난데없이 그 형이 떠오르면서 가슴이 시렸다.
생각해 보면, 그 형이 참 힘든 시기였을 때 힘이 되어주지 못했었구나 싶어서 더 가슴이 시린 모양.
에효 아서라. 이제 와서 착한 척이냐.
수련일지
24년 5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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