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3시간 38분 수련.
퇴근하여 주차하는데, 경차 자리에 세단이 주차되어 있어 이중 주차된 것처럼 튀어나와 있다.
바주카포 같은 것 있으면 쏴서 터트려 버리고 싶다.
집에 도착해보니, 집사람이 아픈 것 같다.
열이 나고 속이 좋지 않아 병원에 갔는데, 병원에서는 열이 없다며 단순 감기약이 지어줬다고 한다.
함께 저녁을 먹고, 집사람은 상태가 더 안 좋아져 코로나 키트로 검사를 해본다.
'양성'이다.
집사람이 일하는 어린이집에서는,
부모들이 애가 독감이나 코로나인 걸 알면서도 모르는 척 보낸다고 한다.
얼마 전 코로나로 의심되는 아이를 맡아 돌봤었는데 그때 옮은 것 같다고 한다.
세상의 도는 무너지고 있는가...
그럴 리가 있겠나.
기마 자세를 틈틈이 하고 있다.
이제 10초는 넘는다. 하. 하. 하.
호흡 수련 시작.
벽 쪽에 매트를 깔고 빈백 소파를 놓은 뒤, 이불을 덮고 자세를 잡는다.
자연스럽고 순한 호흡을 하고자 하면서 단전을 바라본다.
자세를 잘 잡은 것 같은데, 호흡은 뻑뻑하고 배가 접힌 느낌이 든다.
힘이 들어간 것으로 생각되는 것을 보면, 이제 나도 어느 정도 익숙해진 모양이다.
경차 자리에 주차한 세단 주인을 쥐어패는 상상을 하다가 정신을 차리고,
다시 단전을 오가는 호흡에 주목한다.
호흡에 살짝 힘이 들어가 강한 느낌이지만, 썩 나쁘지 않다.
힘이라고 해봐야 오줌 누는 힘의 절반도 안 될 것 같다.
그냥 의식을 실은 호흡의 정도.
그래도 순한 호흡을 하고자 몸에 호흡을 맡긴다.
몸은 얕은 호흡을 한다..
그 상태 그대로 단전에 집중한다.
눈이 서서히 감기는 것을 실시간으로 인지한다.
눈이 감겼지만, 굳이 뜨지 않는다.
눈 감은 상태로 단전을 오가는 호흡에 집중하고,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호흡은 점차 순해져 부드러워졌다.
호흡을 조금씩 크게 해 본다.
크게 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의식을 실은 때문인지 호흡이 거칠어졌다.
호흡에 살짝 힘이 들어가 강한 느낌이지만, 썩 나쁘지 않다.
오늘은 이대로 수련해 보기로 한다.
숨이 들어가는 만큼만 들이쉬고, 내뱉는다.
단전을 오가는 호흡이 '여러 겹의 거름망을 오가는 액체' 같기도 하고,
'전기 자극' 같기도 하다고 생각하면서, 그 느낌을 즐긴다.
시간이 흐르니 단전이 부들부들 경련이 일어나는가 싶더니,
내 몸은 울다가 훌쩍이듯이 호흡이 크게 쉬었다.
그러자 큰 호흡이 매끈하게 단전을 오간다.
잘 느껴보면 단전이 숨을 빨아들이는 것 같기도 하다.
그 상태로 몰입하다가 빠져나오니 3시간 37분이 흐르고 있었다.
잠시 그 여운을 느끼다 수련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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