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37분 수련 .
어제 빤 옷을 입고 회사 출근하니 나를 포함한 관리직 남자들을 하차시키러 보낸다.
물량 터지면 사무직 남자들을 현장 하차 시킨지 꽤 오래되었다.
처음엔 주52시간 제한 때문에 현장원들이 집에 가버려 비상투입이란 명목으로 집어넣었으나 그게 고착화 되어 이젠 무슨 일만 생기면 관리직을 현장일에 집어넣는다.
부서원이 아무도 들어가지 않으면 면이 서지 않으니 부장님이 직접, 추운 겨울날, 비오는 날, 밑 사람들 고생시키지 않으시려 당신께서 현장일을 직접 들어가시기도 한 일이 꽤 많다.
그럴 땐 부장님께는 미안한 마음이 들고, 관리직을 소모품마냥 생각하는 사내정치자들에게 적개심이 쌓인다.
부장님이나 나나, 이렇든 저렇든 그냥 다닐만 하지만 꼴랑 둘 있는 후배직원들 사기 꺾이는 생각하면 속에서 천불이난다.
또 한 생각 돌리면 별 일 아니긴 한 데
가끔 그 사이에서 그렇게 잠시간 방황을 한다.
노동청 같은 곳에 민원을 넣을 수 있는지 살펴봐야겠다.
현장일 마치니 신발이 튿어졌다.
음..
얼마 전 자살한다던 친구놈은 이혼 할 거라며 신세한탄을 한다.
친구놈 입장에서 전반적으로 생각하면
애들 생각해서 이해하고 사는 것이 최선일텐데,
의부증인 배우자 때문에 직장에서도 잘린 녀석의 인내심과 정신력이 바닥난지 꽤 되었고, 이젠 배우자가 반대로 바람피우는 것 같다며 의처증이 생긴 녀석은 배우자에 대한 의심과 불신이 쌓여 계속 현실도피하고 싶은 모양이다.
얘기 좀 들어보다 신세타령이 점점 도가 넘는 것이 보여 신세타령 그만 하라고 한 마디 하니 삐졌다.
'아이고 이 놈아 나이가 원투쓰리냐..'
퇴근하니 월급날이라고 집사람이 대패 삼겹살을 사두었다.
소주 1병과 함께 잘 구워먹고 탕후루 해달라는 딸내미 성화에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집사람 심기를 건드려 잠깐 위태했으나 집사람이 또 참고 넘어가는 것이 보인다.
애들이 스물살 되는 날 졸혼을 한다며 이를 갈고 있는 집사람.
그 날도 오긴 할 텐데 허허허.
처음 시도해 본 탕후루는 실패했다. 허허허.
이런 저런 생각이 쌓인 날.
호흡 수련에 들었으나 집중이 되지 않는다.
몸도 피곤한지 그냥 존다.
이건 수련이고 뭐고가 안되고 있다.
그래도 '한 번 이겨내보자'라는 생각으로 다시금 집중을 시도했으나 실패.
30분이라도 누웠다 시도해보자라는 생각으로 누으니 그냥 잠이 들어버린 것이다.
그러다 깨서 지금 이 글을 적는다.
'구_수련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23년 10월 7일 (1) | 2023.10.08 |
---|---|
23년 10월 6일 (0) | 2023.10.07 |
23년 10월 4일 (1) | 2023.10.05 |
23년 10월 3일 (1) | 2023.10.04 |
23년 10월 2일 (0) | 2023.10.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