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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일지

24년 7월 6일

by 힙합느낌 2024.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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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2시간 23분.

 

 

 

『나는 깨달았노라! 나를』의 내용은 참신하긴 한데, 썩 동의할 순 없다.

 

곤충의 시체가 쌓여 산이 되고 금속이 되었다는 것은 글쎄,

그랜드캐년의 돌산이 사실은 아주 먼 옛날, 지구에서 자라났던 거대한 균사체의 밑동이라는 말만큼 허무맹랑하게 들린다.

 

글쓴이에 따르면, 믿지 못하는 내가 기억중독에 걸려 뇌가 오염된 사람일텐데,

일월선녀님 말씀대로, 알 수도 없고 알 필요도 없는 얘기일 수도 있다.

.

.

.

호흡을 하고자 앉아서 편안한 호흡을 하며 코끝에 집중한다.

살랑살랑 오가는 숨결을 느끼는 와중, 웬일로 잠심 됐을 때처럼 가는 호흡이 쉽게 오간다.

 

'왠 욜?'

 

한 동안 그 숨결을 느끼고 있자니, 처음 잠심을 시작한 1월에 느꼈던 목 속의 그 느낌이 떠올랐다.

 

지금 생각해 보면, 가래가 목 속으로 올라와서 공기가 그 사이를 왔다 갔다 한 것을

잠심 되었다고 착각했던 건가 싶기도 하고...

 

어느덧, 6개월이 지났다.

 

잠심의 가는 호흡이 오가는 게 확실하자 깊게 들이마시기 시작.

목구멍까지 오가는 숨결을 한 동안 느낀다.

그 느낌이 확실하여, 3법 4-4초 시작.

 

좋다.

여유롭고 자연스러운 들숨이 깊게 들어온다.

날숨은 미미하게, 또 아주 가늘게 내쉬어도 답답하지 않다.

 

딱 좋다.

 

'이런 식이면 오늘 밤은 새울 수 있겠다!'는 설레발.

 

코끝에 집중하고 있는데, 약간의 잡념이 스치고, 지루함과 졸음마저 덮친다.

 

'염병.'

 

조금만 쉴 요량으로 침대에 누웠다.

깜빡 잠들 뻔한 찰나, 방 안을 맴도는 바람이 사르르 날 간질 었다.

 

'이러면 안 되지.'

 

냉큼 일어나 세수를 하고 다시 앉았다.

 

새로운 각오로 호흡에 빠져드는 순간, 방 밖에서 집사람이 씩씩 거린다.

 

'또 아들내미가 게임하다 걸렸나...'

 

방 밖으로 나가보니, 집사람은 밤 10시가 넘어 쿵쿵대는 윗 집의 층간소음 때문에 올라갔다 온 모양.

윗 집 남자가 집사람에게 적반하장으로 성질을 냈다며, 집사람이 분을 못 참는다.

 

일단락하고 호흡하고자 앉았으나,

살인충동이 계속 일어나서, 쓸데없는 상상이 계속 떠오르며 호흡에 집중이 안된다.

 

아, 아... 나 같은 못 된 사람은 도를 닦도록 하늘이 가만히 내버려 두질 않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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