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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_수련일지

24년 1월 4일

by 힙합느낌 2024.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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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4시간 39분 수련.


회사에서는 최근, 절도 사건이 일어났었다.
대략 범인이 누구인지는 짐작하고 있었는데, 그 짐작이 맞았다.


내가 사우회 출납을 맡고 있을 때, 맡아둔 상품권이 지속적으로 사라져서
내 개인 돈으로 매꾸고 있었다.

부장님 덕분에 범인을 잡았는데, 회장 사위의 부하직원이었다.
범인이 용서를 구하기에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랬다고 다신 그러지 않길 바란다"라고 했더니,
그 내용으로 회장에게 용서 받았으니 자르지 말아 달라고 투서를 쓴 놈이었다.

부장님은 다신, 이 업계에서 보지 않게 해달라고 했고, 결국 내쫓았지만
알고 보니 회장 사위는 근처 회사에 일자리를 소개해줬고, 어느 날 황당하게 마주친 기억이 있다.


시간이 지나 최근, 회장이 그놈을 재입사시킨다는 소문이 돌더니 다시 입사했다.
이젠 이 회사의 병신 짓이 놀랍지도 않기에 그 놈 운이겠거니,
하늘이 정한 그 놈의 쓰임새가 있겠지 하고 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놈의 쓰임새를 오늘 알게 됐다.
또 회장에게 전화해서 어머니 아버지가 아프시니 용서해 달라고 빌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같잖다.
마음을 열고 닫고의 문제가 아니라, 진짜 인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결국 그 사무실 사람들은 경찰에 정식으로 사건 접수를 했다는데, 어찌 될는지?



집사람과는 아직 냉전 중이나, 마음이 더 편한 건은 어찌된 일이오?


호흡 수련 시작.

벽 쪽으로 매트를 깔고 빈백 소파를 놓은 뒤, 이불을 덮고 앉았다.
자연스럽고 순한 호흡을 하고자 하면서 단전을 바라본다.

호흡은 뻑뻑하고, 뱃살이 접히는 느낌이 들지만,
며칠 해보니, 순하게 호흡하고 있으면 자연스러워지는 걸 알았다.

호흡이 뻑뻑하고 뱃살이 접히는 느낌은 자세 탓이 아니었던 것 같고,
횡격막이나 호흡에 관련된 근육의 긴장이 풀리지 않아서 그런 모양이다.
그래서 최대한 힘을 빼고자 하면서 순하게 호흡을 이어갔다.

방 문 밖에서는 집사람과 아이들이 소란하지만,
호흡 집중에는 크게 방해되지 않았다. 방해되지 않았나? 어쨌든.
편안한 기분을 유지하고자 했다.

최대한 힘을 빼고자 하면서, 순하게, 자연스럽게 단전에 집중! ...
.
.
졸았는가...?
단전에 무언가 꽉 차있다.
모습을 표현하자면, 출렁이는 구름? 출렁이는 물? 기체와 물의 중간쯤 되는 무언가.
단전에 출렁이는 무언가가 꽉 차있다.
정신을 인지한 그 순간의 호흡은 아주 편안하고 순하고 자연스러웠으나,
의식이 호흡을 바라보면서 그 균형이 깨어지는 것이 느껴질 정도다.

단전에 꽉 차있는 무언가가 출렁이면서,
호흡도 그 출렁임에 맞춰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호흡이 부자연스럽다는 느낌이 든다.

'안 돼! 호흡은 내가 한다!'

단전의 출렁임에서 호흡을 건져내고자 애쓰면서,
기껏 잡혔던 심파(?)라고 해야하나, 호흡의 느낌이 다 무너졌다.

'다시 처음부터 하면 되지, 뭐.'

다시 호흡에 몰입한다.
점점 순하고 자연스러워지면서 그 느낌이 최상에 이를 때,
아들내미가 씻고 나왔다.
망설임 없이 호흡을 풀고, 아들내미 여드름 약을 발라준다.


임무를 완수하고 다시 호흡에 몰입한다.

잡념이 살짝 살짝 들었으나 튕겨져 나간다.
그러면서 호흡할 때 단전의 어느 곳과 연결되는 느낌을 받았다.

'이게 현빈일규? 맞나?'

호흡할 때마다 그곳으로 숨결이 오가고,
호흡은 얼음판에 미끄러지듯이 마찰력이 사라진다.
마찰력이 사라지자 굵은 호흡을 크게 들이마셔도 계속 계속 들이마셔진다.

'어디 한번 깊게 들이마셔보자'

대략 25초 들이마신 것 같을 때가 자연스러운 호의 한계인 것 같았다.
그 이상은 심장 뛰는 것이 강하게 느껴지려고 한다.

다시 몸이 하는 그대로의 자연스러운 호흡을 단전의 그곳에 연결한다.

호흡이 오가면서, 왼쪽 옆구리가 아프기 시작한다.
그 느낌은 멍든 곳을 누르는 느낌이라고 하면 비슷할 것 같다.

'우협까지 갔던 거 아니었나? 자위해서 초기화 됐나?'

단전의 그 곳에 연결된 호흡을 계속 이어가자,
이번엔 명치쪽에 살짝 느낌이 있었다.

단전의 그 곳에 연결된 호흡을 또 계속 이어가자,
이번엔 오른쪽 옆구리가 멍든 곳을 누르는 것처럼 아프기 시작한다.
하지만 왼쪽 옆구리 보단 덜 아프다.

'이거... 소주천인가? 그럼 계속하고 있으면 회관이라는 곳으로 가나?'

이쯤 되니 호흡의 몰입을 푸는 것이 어려워진다.
'풀고 쉴까?' 하는 생각보다 '호흡이 맛있다!'는 생각이 더 크다고 하면 비슷한 것 같기도 하다.
그 느낌에 몰입하여 호흡을 한 참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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