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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_수련일지

24년 1월 5일

by 힙합느낌 2024.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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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4시간 수련.


회사 사우회에서 주최한 신년회식에 참석했다.

후임의 당직 업무를 본사 사람에게 부탁하는 전화를 하니,
본사 사람은 한 숨을 쉰다.

'대체 이 인간은 왜 또 지랄인가, 지들 회식한다고 할 때는 1시간 더 늦게 퇴근해 달라고 하더니!'

분노가 차올라 "회식 하지 말까요?"하고 조용히 비꼬며 말했다.
"아냐~ 됐어~"하며 비꼬는 답변이 돌아온다.

분노가 차오르는 것이 느껴지나, 예전처럼 걷잡을 수 없을 정도는 아니다.
호흡 수련 한 뒤로는, 격하게 일어나던 감정들이 조금은, 아주~ 조금은 순해진 느낌이 든다.



호흡 수련 시작.

술 기운이 도는 채로 앉아서 호흡을 한다.
단전을 바라보니 오가는 호흡이 아주 자연스럽다.
호흡을 느끼면서 그저 그 순간을 즐긴다.
.
.
시간이 지나자 잡념이 하나씩 생겨난다.
호흡은 점점 거칠어진다.
의식은 점점 산만해진다.
술 기운이 가시는 게 실시간으로 인지된다.
호흡을 하면 점점 심장이 거세게 뛰는 것도 느껴진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더니, 내 호흡도 거꾸로 가네!'

잡념과 음심이 뒤섞인 속에 단전을 오가는 호흡을 바라보려 애쓰는 내가 느껴진다.
그래도 순하고 자연스럽게 하고자 하는 마음만은 놓지 않는다.

호흡은 조금 더 순해지고, 자연스러워지지만 완전히 몰입되지 않는다.
그래서 그냥 그 상태를 인정한다.

그렇게 호흡을 이어가는 중,
사람들에게 짜증을 느끼고, 분노를 하고, 음심을 품는 내 마음이 보인다.
처음엔 '왜 이리 못났나' 싶어 자괴감도 들다가, '뭐 하는 생각인가' '대체 왜 이러나' 의구심도 품다가
'그럴 땐가 보다' 인정하며 받아들이기도 하다가,
'짜증, 분노, 음심'을 품었던 모든 사람에게 미안한 마음이 생기는 것을 인지한다.

'짜증내서 미안합니다. 하지만 짜증 내겠습니다.' 같은 느낌이나 생각이 아닐까.

《놓아버림》의 의식지도로 치면, 수치심부터 받아들임까지 오가며 굉장히 요동치는 것 같다.

호흡이 오가면서, 왼쪽 옆구리, 오른쪽 옆구리에 살짝 느낌이 있는 정도로
열감이 있거나, 아픈 부분이 있거나 하진 않았다.

기운이라면 기운이라고 부를만 한 그 무엇이, 어제보다는 조금이지만 단전에 쌓이는 것 같기도 하다.
후 불면 사라지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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