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2시간 30분 수련.
회사에서는 어제 교육받은 전자결제를 오늘 사용해 보았다.
결제권자 중 나이 많으신 위원이 계신데 전자결제를 사용 못하겠다며 결제권을 놓겠다고 하신 모양이다.
나도 헷갈리는 데 아무래도 나이 많으신 분은 어려울 것 같다.
점심을 먹은 뒤, 부장님께서 메ㅇ커피를 가자고 하신다.
회사에서 메ㅇ커피는 걸어서 10~20분 거리에 있기 때문에
걷기 좋아하시는 부장님께서는 날씨가 좋은 날 가고 싶어 하신다.
부장님 그리고 후임들과 함께 가을 날씨를 만끽하며 걸었다.
노랗고 붉게 물들어가는 나무들.
가을의 정점이 아닌가 생각했다.
메ㅇ커피에 할메ㅇ커피라는 신메뉴가 나왔다.
가격도 1,900원이라 싼 맛에 부장님을 제외한 모두가 시켰다.
믹스 커피를 기반으로 한 것 같은데, 달달하니 내 입에 잘 맞는다.
책사 하고 있는 《천부경의 비밀과 백두산족 문화》에는 태양과 지구와 달의 공전 주기에 대해 나오고 있다.
89년 즈음에 나온 책으로 아는데, 그 시절에도 달이 지구에서 떨어져 나가서 생긴 것이라는 이론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연구하여 그 내용을 상세하게 기록한 것이 굉장하다.
나도 호흡 잘하면 저럴 수 있을까? 나는 읽었던 책 내용을 안 까먹기만 해도 좋겠다.
퇴근 시간이 다 되어갈 무렵, 명명학교 단톡방에 새로운 분이 오셨다.
인사를 주고받는데, 놀랍게도 내 블로그를 알고 계셨다!
사람의 인연은 참 오묘하다는 것을 새삼 다시 느낀다.
저녁을 먹고 설거지를 하여 집사람에게 점수를 따놓는다.
오늘은 호흡 수련을 좀 더 일찍 시작할 요량이다.
그리고 이내 시간이 되어 호흡 수련 시작.
반가부좌로 태산과 같이 앉은 뒤, '나는 축~쳐진 해파리'라는 생각으로 힘을 빼고 고개를 살짝 숙인다.
눈은 살짝 아래로 보고 초점을 푼다.
오늘도 잠심수련을 할 생각이었기에 몸이 호흡하는 대로 둔다.
너무 힘을 빼어 허리가 많이 굽은 건지 호흡할 때 배가 겹치는 느낌이 있다.
살짝 허리만 곧추세워 호흡이 원활하도록 자세를 고친다.
가습기를 틀면 또 호흡이 안 되는 것이 아닌가 싶어서 망설였으나 살짝 건조한 것 같아 틀었다.
잠시 뒤, 기분 탓인지 정말 가습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호흡이 원활하지 않다.
가습기를 끄니 호흡이 원활해진다.(이거 정말 가습기 때문일까?)
몸이 호흡하는 대로 두었는데도 잡념이 가시질 않는다.
'그러면 호흡에 집중해 볼까?' 싶어서 단전을 바라보며 드나드는 호흡에 집중했다.
집중하면서 잡념이 가시길 바랐으나, 흔히 오던 '눈 감기는 느낌'도 오지 않는다.
단전을 바라보느라 힘이 들어갔는지 호흡이 잘 통하지 않는 느낌이다.
'아니, 뻥 뚫린 통로 어디 갔나...'
더군다나 일찍 호흡 수련을 시작한 탓에
아이들과 집사람이 잠자리에 들지 않아 시끌벅적하다.
'부처님은 삼매에 들었을 때, 동네 아이들이 나뭇가지로 귓구멍을 쑤셔대도 개의치 않으셨다는데 나는...'까지만 생각하고 다시 호흡에 집중한다.
내가 집중 못하는 것이 가족/환경 탓이겠는가.
'오늘 수련은 망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맞다. 잠잘 때 하는 호흡을 해보는 방법이 있었지.'하고 떠올랐다.
얼마 전, 몸은 자는 데 정신이 깨어 있을 때 느꼈던 '내가 자고 있을 때의 호흡'을 해본다.
말은 거창하지만 그냥 사람이 잘 때 하는 호흡처럼 하는 것이다.
멍 한 느낌으로, 호흡은 잘 때 하는 호흡처럼 숨을 쉰다.
잠시 뒤, 정말 몸이 잔다고 착각하는지, 순간 머릿속이 뭔가에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 순간, 서영랑 선생님께서 "순하고 자연스러운 호흡을 하고 있다면 그 느낌에 더 빠져들어 보겠다"라고 하신 말씀이 떠올랐다.
그래서 그 빨려 들어가는 느낌에 몸을 맡겼다.
꿈결 같은 느낌 속에 몸은 정말 자는 것 같다.
눈은 완전히 감기지 않았으나, 거의 감긴 것 같고 눈물까지 맺혔다.
입엔 침이 맺힐랑 말랑한 상태인 것이 느껴진다.
아마도 누가 보면 내가 자는 줄 알 것 같다.
하지만 정신은 멀쩡하다.
마치, 자고 있는 몸속에 멀쩡한 정신이 갇혀 있는 것 같다.(식물인간이 되면 이런 느낌일까?)
몸은 잘 때 하는 호흡을 알아서 하고 있다.
이 느낌은 이미 알고 있다.
매매할 때 무념무상 상태로 있으니 몸이 알아서 매도 버튼을 누른 경험이 있었다.
정신을 단전에 집중한다.
호흡이 단전으로 흘러들어 가는 게 느껴지고, 단전과 호흡만 존재하는 것 같다.
'이거 내가 착각하는 건가? 제대로 느끼고 있는 게 맞나?'
이제야 제대로 된 호흡 수련을 하는 것 같아서 실감이 나지 않는다.
일부러 코를 바라본다.
그래도 호흡은 단전으로 잘 흐른다.
가슴을 바라봐도, 호흡은 단전으로 잘 흐른다.
몸은 자는 듯이 힘을 빼고 있기에 허리가 너무 굽어 아파오는 것이 느껴진다.
몸을 깨운다.
시간을 보니 1시간 흘러 있었다.
물을 아주 조금, 입술만 축일 정도로 마시고
벽을 등지고 양반 다리로 앉는다.
그리고 아까와 똑같이, '자는 듯한 호흡'을 하며 멍하게 있는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아까와 똑같이 몸은 자고 정신은 깨어 있는 상태가 되었다.
방 밖에선 아직 집사람과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지 않았다.
아이가 컵을 식탁에 "탁" 내려놓을 때, 집사람이 세탁물을 바구니에 넣고 뚜껑이 "탕"하고 닫힐 때는 뒷덜미가 쭈뼛해져 불쾌감이 퍼진다.
그만큼 몰입에 있는지 어쩐지 모르겠다.
몸이 알아서 '자는 상태의 호흡'을 하기에, 정신은 다시 단전을 바라본다.
호흡은 마치, '기차 칸이 다른 칸과 연결되듯이' 단전과 "연결" 됐다.
자는듯한 상태의 호흡이 단전으로 거침없고 순하게 흐른다.
전혀 애쓰지 않는대도 '알아서' 된다.
나는 그냥 그곳에 있는 것 같다.
이 상태에서, 과연 잡념이 졸음을 부르는 것 인지 시험도 해봤다.
잡념을 떠올리니 '정말 정신이 존다.'(말로 쓰니 이상한데 느낌이 정말 저렇다)
잡념을 거두니 정신이 또렷해진다. 다시 해봐도 똑같다.
'이거.. 내가 그냥 그렇게 생각해서 자가 최면이라도 걸린 건가..?'
코를 바라봐도 호흡은 단전으로 흐르고, 가슴을 바라봐도 단전으로 호흡이 흐르기에
호흡이 들어가는 데로 숨을 들이마신다.
쑥쑥 호흡이 들어가는 데도 편하고, 몸이 알아서 들이마시고 내뱉는다.
'부지불식간에 호흡이 늘어난다더니, 이런 건가?'
정말 호흡이 길어지면, 의식이 호흡을 따라다닐 수 있는지 시험해봤다.
호흡이 단전을 지나 왼쪽 옆구리... 에서 또 더 들어간다?!
'으잉?'
그렇게 한 동안 호흡을 하니, 왼쪽 옆구리가 아프다.
한 동안 그 느낌을 느끼다가, '대체 어디쯤이 아픈 건가'싶어서 손으로 짚어보니 왼쪽 옆구리와 명치의 중간이다.
수련을 멈추고 시간을 보니 2시간 30분이 흘렀다.
호흡 수련이 매일, 오늘처럼만 된다면 정말 좋겠다!
+
<서영랑 선생님 말씀>
10/24일자 보다가 웃었네요~
이 날 일기 수련 내용이 굿! 아주 좋아요!
읽다보니 내 눈에 들어온 글이 있어요.
“아마도 누가 보면 내가 자는 줄 알 것 같다.
하지만 정신은 멀쩡하다“
⇒ 이 부분이 한 시간, 두 시간 수련시간 내내 그대로 유지되고, 매일 유지되면 됩니다.
이런 상태를 저는 입정이라고 부릅니다.
“마치, 자고 있는 몸속에 멀쩡한 정신이 갇혀 있는 것 같다”
(식물인간이 되면 이런 느낌일까?)
⇒ 이 갇혀있는 정신을 정수리로 올리면 정상삼화. 도인 입문. 초계라고 봅니다.
어떻게 올릴까요?
몸속 길을 100% 활짝 열어버리면 되지 않을까요?
그래서 단전부터 시작해서 몸 속 길을 열어가는 것, 아닐까요?
몸이라는 감옥에서 벗어나...
정신의 자유를 찾기 위해...
연정원 조식법에서 심신쌍수!
잠심과 유기를 동시에 수련하는 이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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