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밤 2시간 23분 수련.
회사 일을 마무리하는 오후,
먹었던 점심이 소화가 잘 되지 않기에 사무실 밖으로 나와 바람을 쐬고 있자 부장님이 오셨다.
부장님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어제 호흡 수련하면서 있었던 일을 말씀드리며,
잠자듯이 호흡하니 정말 몸이 자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오늘 내내 간헐적으로 왼쪽 옆구리가 잠시간 아팠다.
퇴근하니 집사람이 인스턴트 부대찌개를 끓이고 있었다.
집사람은 맥주, 나는 소주.
저녁도 과식했다.
재활용도 정리하고 씻은 뒤 침대에 누웠더니 잠깐 잠들었던 모양이다.
집사람이 1시간이나 잤다고 타박이다.
하루 일과를 마저 마무리하고 호흡 수련을 위해 앉았다.
가습기도 틀었다.
'태산과 같이 앉은 나는 축~ 늘어진 해파리'
그런데 축 늘어진 해파리를 생각하면서 앉으면 모든 힘이 풀려 허리도 구부정하게 앉게 되는 것 같다.
어제처럼 '잠자듯이 호흡'하면서, 잠심이 되길 바라며 수련 시작.
그러나 어제 처럼 안. 된. 다.
시간이 좀 더 흘러 눈이 반쯤 감겨 눈물은 맺혔으나 그래도 안 된다.
'아... 물들어 올 때 노 젓는다더니, 어제처럼 잘 될 때 쭉 밀고 나가볼걸.'
그러나 어쩌랴, 《트레이딩 카오스》에서 빌 윌리엄스 선생님께서는
"우리는 같은 강물에 발을 담글 수 없다. 강물도 흘러갔지만 내 발도 변했기 때문"이라고 누가 말했다면서
똑같은 매매는 할 수 없으니, 옛날처럼 되기를 바라지 말고 현재에 반응하라고 하셨다.
'그렇지. 호흡도 체득이었지. 뭔 잠자는 듯한 호흡타령이냐.
인간은 인위적인 것을 선호하며, 만지는 모든 것을 복잡하게 만든다고~~
얼마 전에도 느꼈잖여~~~'
안 되는 것에 애쓰지 않고
벽을 등지고 양반다리로 앉아
그저 자연스럽고 순한 호흡을 하며 단전을 바라본다.
심장이 뛰는 것이 느껴진다.
'술 때문일까?'
랑만수련기에서 서영랑 선생님께서는
"심파가 느껴지면 다스리는 것은 '꼼짝 마라'다"라고 하셨던 것 같은데 아직 정확히 모르겠다.
그냥 몸이 호흡하는 대로 둔다.
심파가 느껴지면 느끼면서 자연스럽게 호흡한다.
그러던 중 잠깐 꾸벅한 것 같다.
그런데 그때부터 잡념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다시 몸을 풀고 앉아 몸이 호흡하는 대로
자연스럽고 순한 호흡을 하고자 했다.
그러자 잠깐 머리가 멍(?) 하다고 해야 하나 띵(?) 하다고 해야하나
굳은 느낌(?) 멈춘 느낌(?)이 들면서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러면서 꿈결 같은 느낌도 살짝 들었다.
'순한 호흡을 하고 있으니 몰입해 보자!' 했으나 이내 풀리고 말았다.
그냥 다시, 자연스럽고 순한 호흡을 한다.
단전이, 아랫배가 힘이 들어가는 것 같으면 자세도 고쳐 앉고
더 순하게 호흡하고자 애써본다.
버스는 떠났고, 오늘 호흡 수련은 똥차라고 볼 수 있다.
어떤 틀에 갇히지 않고, 만들지 않고
그날그날 몸에 따라, 상황에 따라 맞춰서 호흡 수련을 하되
자연스럽고 순한 호흡이 되도록 해야겠다.
부장님께 '잠자는 듯한 호흡'은 틀렸다고 전할 생각하니 "이불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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