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구_수련일지

23년 10월 27일

by 힙합느낌 2023. 10. 28.
반응형

♥, 밤 1시간 50분 수련.
 
 
연차를 내고 쉬는 날.
모처럼 늦잠을 자고 싶으나, 아들내미를 학교까지 태워주고 오라며 집사람이 깨운다.
 
작년, 집사람은 아들내미 진학할 곳을 집에서 거리가 있는 중학교로 1 지망을 썼다.
애들이 공부 잘하는 학교라면서 '되면 좋고, 안되면 말고' 식으로 썼던 것인데, 덜컥 되어 버렸다.
예비 소집일에 학교를 가 본 아들내미는 버스도 두 번 갈아타야 하고 너무 멀다며 찔찔 짰다.
 
우리 집 바로 옆 5분 거리에 중학교가 있다.
아들내미의 초등학교 친구들은 모두 그 학교로 진학하고,
아들내미는 친구가 전혀 없는 학교로 진학했다.
 
그런데 집 바로 옆의 중학교로 소년원을 3년 갔다온 아이가 입학하여
아들내미 초등학교 친구들과 척지고, 학교 면학 분위기가 완전히 망가졌다고 한다.
다른 학교로 진학한 아들내미만 피해를 보지 않았다.
 
아들을 등교시키고 온 뒤, 집사람과 합체 후 집사람이 다녔던 대학교로 갔다.
취업하려는 집사람이 자격증과 성적기록 등을 발급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아직 가을의 정점.
구름도 별로 없는 날씨에 노랗고 빨갛게 물든 나무들이 우거진 대학교 길을 걸으니 마음이 일렁인다.
 
돌아오는 길,
집사람이 방ㅇ해장국에 들러 점심을 먹자고 한다.
한 그릇에 12,000원. 월급은 그대로인데 물가는 치솟는다.
내 용돈은 아직도 5만 원이거늘, 뭘 할 수가 없다.
 
점심을 먹고, 학부모 공개 수업을 한다는 아들내미 학교로 갔다.
수학과 체육 수업을 참관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제공한 태블릿으로 수학문제를 풀면, 칠판 쪽 프로젝터에 실시간으로 보인다.
선생님이 물으면 아이들은 그 태블릿으로 그리면서 발표를 한다.
 
'세상이 많이 변했구나.'
 
체육 수업을 받는 아이들을 보니, 각 아이들마다 기운이 달라 보인다.
아들내미는 나서서 움직이는 부류는 아니다.
 
저녁을 먹고 재활용을 버린 뒤, 담배를 태우면서 인터넷에서 찾아 읽던 글을 마저 읽었다.
오래전에 검색하고, 정말 가끔 생각날 때
조금씩 읽다 말다 했기 때문에 무슨 내용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오늘 읽은 내용은 내 뇌리에 박힌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나).호흡과 자율 신경계

호흡은 자율 신경계와 깊은 연관을 지닌다. 숨을 내쉴때는 부교감 신경계와 관계를 가지며 숨을 들이쉴때는 교감 신경계화 관계를 지니게 된다. 현대인은 자율신경계의 이상이 올수있는 환경속에 살고 있다 늘 긴장하고 여유없는 생활속에 자율신경 부조  현상이 온다. 긴장은   교감신경과의 연관이며 이완은 부교감 신경과의  연관이다. 숨을 급히 들이쉬면 교감 신경에 영향을 끼쳐서 심장 뛰는 속도가 빠라지고 길게 숨을 내쉬면 부교감 신경에 영향이 미쳐 심장 뛰는 것이 느려진다. 단학은 들숨과 날숨을 고르게 하므로 자율신경을 안정시켜 기능을 정상회복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자율신경의 안정은 내분비 계통을 정상화 시켜 내장의 기능을 윤활케 해준다

 
어제 수련일지에 "날숨 때 집중하면,
뭔가에 빠져들어가는 느낌이나, 집중이 강해지는 느낌 등 어떤 효과가 있는 것 같기도 하다."라고 했는데
바로 그 관련 내용이 나오니, '몸으로 느낀 게 썩 틀리진 않았구나' 싶어 신기하다.
 
글 제목을 보니 "단학요결"이라는데,
지금 읽는 《천부경의 비밀과 백두산족 문화》와 며칠 전 산 《흔들릴줄 알아야 부러지지 않는다》를 책사 하고 나면
이 단학요결을 PDF로 만들어봐야겠다.
 
왼쪽 옆구리가 여드름 난 곳을 손가락으로 집은 것처럼 잠시간 살짝씩 아프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호흡 수련 시작.
 
반가부좌로 앉고 어깨에 힘을 뺀 뒤, 고개를 살짝 숙이고 입은 다문다.
자연스럽고 순한 호흡을 하고자 하면서 단전을 바라본다.
배가 접히는 느낌이 들기에 허리를 살짝 곧추세우며 호흡이 원활한 자세를 찾는다.
 
자연스럽고 순한 호흡이 단전을 오가는 것을 보면서
호흡 길이를 '잠잘 때의 호흡 길이'로 늘려본다.
반개한 시야 밖에서 '안개 같은 것'이 일렁거리며 중앙으로 모인다.
파도처럼 계속해서 일렁거리며 중앙으로 모여든다.
 
'놔두면 또 환해져서 눈 부신 느낌이 나겠지, 호흡에나 집중하자' 
 
호흡을 하며, 특히 날 숨일 때 집중을 하니
마치, 슬라이스처럼 얇게 저민 '꿈결 같은 기분'이 한 장, 한 장 쌓이는 것 같다.
그리고 어느덧 쌓인 '꿈결 같은 기분' 속으로 빠져 들었다.
 
'효과가 있어?! 또 설레발은 아니겠지?!'
 
꿈결 같은 기분 속에서 맛있는 호흡을 한창 하고 있는데
방 밖에서 아직 잠들지 않은 아이들이 물을 마신 뒤 컵을 식탁에 "탁"하고 내려놓거나
씻고 나온 집사람이 세탁물 바구니의 뚜껑을 "탁"하고 닫으면서 뒷골이 쭈뼛쭈뼛해져 불쾌감이 이루 말할 수 없다.
 
'일부러 그러는 것도 아니고, 몰라서 그러는 건데, 이미 지나간 일, 호흡이나 하자.'라고 마음을 달래도
이미 깨진 흥은 붙지 않는다.

'애초에 집중이 깨진 건 제대로 몰입하지 못해서이지 않을까? 아니면 몰입하는 중이라서 그랬나?'
 
그때부터 잡념이 끼기 시작하며 눈 감김을 인지했다.
다리도 저리고 허리도 아파온다.
 
일어서 몸을 풀고
다시 벽을 등지고 양반다리로 앉는다.
방 안의 전기제품에서 나오는 LED 불빛들이 오늘따라 유난히 거슬린다.
각각 옷으로 가리고 책으로 가린 뒤 호흡에 집중해 보지만 맛없이 숨만 쉰다.
 
다시 본래 자리에 앉고, 자연스럽고 순한 호흡을 하고자 애써보지만 꾸벅 벌떡 거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확실히 잡념이 날뛰는 것을 인지한다.
허리와 다리도 아프면서 불편하다.
 
컴퓨터 책상의자가 눈에 들어온다.
잘됐다 싶어 의자에 앉아서 호흡에 집중!
 
의자에 앉아서 호흡하는 중에도 잡념이 판을 치니
몸은 좌로 우로 꾸벅 벌떡 거린다.

반응형

'구_수련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23년 10월 29일  (0) 2023.10.30
23년 10월 28일  (0) 2023.10.29
23년 10월 26일  (1) 2023.10.27
23년 10월 25일  (1) 2023.10.26
23년 10월 24일  (1) 2023.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