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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_수련일지

23년 10월 22일

by 힙합느낌 2023.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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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2시간 2분 수련.
 
 
아들내미를 위해 기도를 해주시는 수양어머니의 진적맞이 행사가 있는 날.
아무래도 찾아뵌 지 오래인 것 같아 아들을 데리고 가서 인사를 할 요량이었다.
 
아들내미는 어제 열이나 39도를 찍었는데, 집사람은 오늘 당직 병원에 데리고 갔다 오라는 명을 내린다.
당직 병원에 데리고 갔다 오는 길에 진적맞이 행사를 하는 굿당을 들렸다.
차 1대만 다닐 수 있는 길, 문제가 생기는 걸 극히 싫어하는 나는, 이런 길이 너무 싫다.
이런 길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자연히 예상되기 때문인데,
놓고 놓아 현재에 집중하여 일어나지 않은 일 걱정하지 않고자 해도 인이 배겨서 인지 계산이 나온다.
몇 번의 후진을 한 끝에 도착하여 공수도 받고, 공진단도 받았다.
 
집에 도착하여 집안일을 거들고 휴식 중 공진단이 생각났다.
처음 받아봐서 뭔지 궁금했기에 아들내미에게 어디 있냐고 물으니 어깨를 으쓱한다.
아... 입고 나간 겉 옷도 깜빡하고 두고 오는 우리 아들내미에게 맡기는 게 아닌데 허허허.
 
소파에 앉아 호흡을 잠깐 해보니 크게 원활하게 호흡이 된다.
며칠간, 호흡 수련할 때 시도해 봤는데, 정작 수련 시엔 이 느낌이 왜 안 나는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자세 때문인 것 같은데, 소파에 앉아서 호흡 수련을 해볼까 싶기도 하다.
 
 
일과를 마치고 호흡 수련 시작.
 
태산과 같이 앉아 '나는 축 처진 해파리다...'를 생각하며 힘을 뺀다.
호흡을 하며 단전을 바라본다.
좋은 느낌으로 호흡이 단전을 오가는 것을 바라보며 시간이 약간 지나자,
처음(?)인지 겪었었는지 아리송한 현상이 나타난다.
 
명명학교를 만나기 전, 똑딱 거리는 초침 소리를 들으며 호흡 수련한 지 좀 되었을 때
뭔가에 집중하여 생각을 놓고 보고 있으면, 뿌연 빛 같은 것이 시야 밖에서 아른거리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예를 들어, 재활용을 버리러 나가서 담배를 태우며, 앞에 있는 화단 화초의 작은 새싹을 바라보고, 생각을 놓아 새싹에 집중하고 있으면 주변이 '찌이잉'하는 느낌으로 짜글짜글(?) 한 느낌이 들면서 새싹이 돋보이다가, 뿌연 빛 같은 것이 시야 밖에서 아른 거리는 것이다.
이는 회사 선임이었던 분이 절에 같이 가달라고 하여,
산신각에 들러 산신상을 볼 때도 느꼈었는데 그냥 신기하다고만 생각했다.
 
오늘은 어두운 안방에서 호흡 수련을 하는데도 아른 거리는 것이 보인다.
특히 숨을 내쉴 때 아른 거리는 것의 밝기가 강해지고, 숨을 들이마실 땐 약해진다.
처음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으나, 아른거리는 것이 이내 시야의 주변부에 자리 잡고
숨을 내쉴 때마다 밝기가 강해지니, 눈이 부신 느낌이라고 할 까...
어쨌든 자꾸 눈 길이 가고 신경이 쓰여 호흡에 집중을 잘할 수 없다.
 
현상이 나타나면 신경 쓰지 말고 호흡하라는 이야기는 또 어디서 주워 들었기에
신경 쓰지 않으려 하면서 호흡에 집중하고자 애쓰다 보니 환하던 아른거림이 점점 사라져 간다.
이내 아른거림이 사라졌으나 호흡에 집중이 잘 안 된다.
 
호흡에 집중하고자 애쓰다 보니 힘이 들어갔는지 단전이 빵빵하게 가득 찬 느낌이 들고
단전으로 바이올린 켜는 느낌, 단전의 풀무 느낌이 난다.
 
'아... 단전의 풀무가 사라진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힘이 들어간 상태에서 호흡한 것을 단전의 풀무라고 생각한 건가?
아니면 그냥 단전에 공간이 없어서 그렇게 느껴지나?
 
<순하고 자연스럽게 호흡하면서 시간이 지나면 어느 날 자연히 알 게 될 것 같다.
 
내 수준에서 질문을 하면 얻을 답은 "순하고 자연스럽게 무리하지 않고 호흡하면서 집중하고, 힘이 들어가는 것을 경계하라" 정도일 것 같다.
 
자전거 타는 방법을 경륜 선수에게 배우더라도,
처음에 배울 것은 "중심을 잘 잡고 페달을 밟으면 쓰러지지 않고 앞으로 간다."정도 일 것이다.
그 "중심을 잘 잡고 패탈을 밟는 것"은 물어본다고 될 일이 아니라 해봐야 아는 것이고,
호흡 수련의 내 수준은 딱 그 정도 수준이다.
이 놈의 '다알아 병' 또 시작이다.>
 
위와 같은 잡념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진다.
'꾸벅 벌떡'도, '꿈결 같은 느낌'도 오지 않는다.
그냥 무료하게 호흡만 한다.
힘 빼고 자세를 잡으면서 호흡만 한다.
 
잡념은 계속 이어진다.
'호흡할 수 있는 만큼만 해보지 뭐.'라는 생각으로 호흡만 한다.
 
잡념이 이어지다 이어지다 이제는 야한 생각으로 까지 번진다.
 
'와... 이거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지.'

 

+
<서영랑 선생님 말씀>

호흡에 집중하고자 애쓰다 보니 힘이 들어갔는지 단전이 빵빵하게 가득 찬 느낌이 들고
단전으로 바이올린 켜는 느낌, 단전의 풀무 느낌이 난다.

잡념이 이어지다 이어지다 이제는 야한 생각으로 까지 번진다.

'와... 이거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지.‘

 

위 내용을 보고 드는 생각입니다.

▷ 불휴불식하면 나오는 수련 과정

가. 새 길이 열린다
 – 새 길이 열리면 복중대개하며 고요함(황홀경)에 든다

나. 새 길에 기운이 쌓여간다
 – 기운이 쌓일수록 호흡수가 줄어들고 뻑뻑해지고 힘들어진다.

왜? 기운이 쌓인 만큼 호흡이 힘들어 지니까...

다. 호흡수가 줄어들면서 고요함에 드는 시간도 점차 늦어진다.
 - 즉, 새 길이 열리면, 길이 텅 비어 5~10분 이내에 고요함에 드는데
   기운이 모이고 쌓일수록 고요함에 드는데 30분~1시간 정도 소요된다.

라. 호흡수가 줄어들면서 잡념이 더 생긴다.
 - 왜? 집중하는데 더 힘이 드니까...
   이 때다 하고 잡념들이 융단폭격을 한다.. 이겨내야지 모...

마. 이 모든 과정은 공부가 아주 잘되고 있는 것이다.

※ 슬픈 역사 : 30년 전에는 공부가 잘 못 된 줄 알고 여기서 중단한 학인들이 많았었다.
 

30일 기준으로 하면 10일은 잘 되고 20일은 힘들다.
바. 가~라 까지의 과정은 계속 반복된다.


위 일기에 적은 내용들은 공부가 잘되어서 나오는 과정들이다.
해결 방법은 간단 명료.
줄어들면 줄어든 대로 더욱 더 순하게, 자연스럽게, 단전까지..
한 마디로 표현하면 더욱 정밀한 호흡을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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