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시간 22분.
날이 좋다.
오늘은 집사람에게 밥을 얻어먹었다.
집사람과 대화를 해보니, 집사람은 나와 감정처리가 전혀 다른 방식이었다.
그것을 오늘 알게 된 것도 놀랍다.
집사람은 억울하거나, 화가 난 것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따지고, 모든 것을 종결해야 잊는 성향이었던 것이다.
나는 억울하거나, 화가 난 것이 있어도 곧 털어낸다.
그러다가도 불쑥, 불쑥 떠오르긴 해도 길게 끌고 가려고 하진 않는다.
왜냐면, 난 정신력이 오래 끌고 갈 만큼 강하지 않아서다.
그래서 빨리 털어내고자 하는 지도 모른다.
집사람이 최근 아들내미와 관련한 일들을 이야기하다가,
대뜸 눈시울이 붉어지면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서야
집사람의 감정처리 방법이 나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집사람은 일단 상황을 부드럽게 넘기기 위해서 한 발 물러섰었지만,
줄곧 가슴에 담아놓고 참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 우울증에 홧병나지.'
하지만, 난 해결책을 알고 있다.
그것은 돈이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고, 집사람의 통장이 두둑하면 세상이 평화로워진다.
하지만, 난 능력이 없는 것이 함정.
집사람이 에어컨 실외기실 청소를 하라고 하여, 청소를 했다.
실외기실 벽의 페인트가 조각조각 떨어져 나간다.
인터넷에서 광고하는 방수 스프레이를 사서 뿌려볼까 싶은데, 왠지 싸구려 일 것 같다.
그렇다고 페인트를 바르기엔 실외기가 방해된다.
청소하려고 보니 실외기의 동관 연결 부분에 물이 떨어진다고 집사람이 걸레를 받쳐놨는데,
그 걸레와 맞닿은 나사와 실외기 철판이 녹슬었다.
그대로 두면 녹이 번질 것 같아서 녹제거 하는 방법을 검색해 봤는데,
포스코에서 녹제거 방법 몇 가지를 소개한 글이 있었다.
그중에서 내가 해볼 수 있는 건 토마토케첩으로 제거하는 방법이었다.
그래서 토마토케첩을 녹슨 부분에 발라두고 30분 정도 지나서 칫솔로 문댔더니
그럭저럭 녹제거가 되는 것이다? 오~
글에서는 철 수세미 같은 것으로 하라고 했지만, 철 수세미가 없다.
실외기실에 보관하던 세탁기 부품 중 플라스틱으로 되어 부러진 것이 있었는데,
오늘 재활용을 버리다가 보니, 플라스틱 재활용 버리는 곳에 똑같은 부품이 있는 것이다.
'오잉?!'
오늘 실외기실 청소를 하지 않았으면 그 부품이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을 텐데,
방금 봤던 것이라 재활용 버리는 곳에서 한눈에 띄었다.
'와… 이런 우연이 있다니!'
부품을 주워 들고 신이 나서, 집에 "대박!"하고 들어서니
집사람이 무슨 얘기냐고 묻는다.
곧장, 실외기실로 가서 부러진 부품을 교체하려고 주워 온 부품을 끼워 넣는데
기존에 부러진 부품과 똑같은 부분이 또 부러진다.
"아악!"
'신기하다, 신기해… 부러져도 똑같은 곳이 부러지냐… 부러질 수밖에 없는 운명인가…'
왼쪽 궁둥이가 아프다.
궁둥이 근육이 뭉친 것인지, 담 걸린 것처럼 아프다.
유튜버 중에 궁둥이 근육이 뭉쳐서 아파 자지러졌다는 사람이 떠오른다.
방석 솜의 숨이 죽었는데, 그 때문일까?
정좌하고 앉는 내 자세도 뭔가 잘못된 것일지도?
.
.
.
4법, 9-9초.
원활하다.
코끝에 집중하여 가늘게 날숨을 내쉬고, "깊게" 들숨을 들이마시며 호흡을 따라다닌다.
그러니 뱃속이 빵빵하다.
최근, 코끝과 숨구멍에만 집중하다 보니 "깊게" 들이마시는 것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호흡이 원활하지 않았던 것이, 몸이 체득한 대로 알아서 "깊게" 호흡할 땐 문제가 없었는데
의식적으로 코끝과 숨구멍에 집중한다고 애쓸 때, 특히 들숨을 들이마시면서 '굵고 선명한' 느낌을 느끼려고 애쓸 때,
"깊게" 들이마시는 것을 잊었기 때문에 원활하지 않았던 것이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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