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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일지

24년 4월 18일

by 힙합느낌 2024.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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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2시간 9분.

 

 

오늘도 미세먼지가 심한지 목이 칼칼하고 갈라진다.

무미건조하고 복잡하고 바쁘다면 바쁜 하루.

 

부장님 아들이 학폭 가해자로 신고를 당했다고 하신다.

몸집 작고, 입도 짧아서 깡 마른 아이가 어떻게 학폭 가해자인지 의아했으나,

설명을 들으니 부조리의 끝판 왕이다.

내용인 즉,

 

 

 

부장님 아들이 다니는 학교에는 다른 반에 들어가지 말라는 교칙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다른 반 아이 하나가(이하 A) 쉬는 시간에 매번 와서 떠들며 분위기 흐리기에, "남의 반에 오지 마"라고 했단다.

그 이야기를 들은 A가 기분나쁘게 노려보며 시비 걸자, 말다툼하는 와중에 부장님 아들이 살짝 욕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A 놈은 부장님 아들을 포함한 9명을 학폭 가해자로 신고를 했다고 하는데,

부장님 아들은 욕설로, 다른 아이는 몇 년 전 어깨 부딪힌 걸로,

또 다른 아이는 체육시간에 운동하다가 목을 졸랐다(?)는 등 사유였다.

 

요즘은 법이 바뀌어 학폭 신고가 들어가면 무조건 교육청에서 조사를 하고, 결과에 신고자가 승복하지 않을 경우,

승복할 때까지 조사가 이어져 신고 당한 아이는 조사를 마칠 때까지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고 한다.

 

그리고 일단 학폭 가해자로 신고가 되면, 무조건 격리 조치를 당해야하기 때문에,

부장님 아들을 포함한 9명은 별실에 격리 되었다고 한다.

 

그것을 지켜보던 A 놈은 부장님 아들의 같은 반 아이에게,

"너도 신고해서 저 꼴로 만들어 줘?"라고 했다고 한다.

 

 

 

이사할 집의 하자로 정신 없던 부장님은

아들이 학폭 신고를 당하는 바람에, 왔다 갔다 하느라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셨다고 한다.

 

부조리를 굉장히 싫어하는 나는,

마음속에서 아주 극한의 분노가 일어나 그 A와 A의 부모를 죽이고 싶은 충동까지 느꼈다.

하지만 내 안의 괴물을 다스리고 억눌러서 겨우 정신을 부여잡는다.

 

 

저 사연에서 과연 누가 학폭 가해자인가?

.

.

.

이안 형님께서 해주신 조언대로, 2 법으로 넘어갔다.

오늘도 호흡 중에 윗 집은 층간 소음을 낸다.

화장실 청소를 대체 왜 밤 11시가 넘어서 하는지 모르겠으나, 애써 내 신경과 집중을 호흡으로 모은다.

 

호흡을 시작할 땐 일단, 짧은 호흡으로 몰입을 했다.

그러다 명명회 때 처럼 정신줄을 놓았는지, 정신이 들자 거북목 자세로 목이 수그러져 있었다.

 

'아... 또 목 디스크 증상 도지겠네...'

 

서서히 목을 들어올려 자세를 다잡은 뒤, 2 법 호흡으로 넘어간다.

호흡 초수가 길어져 적응이 잘 안되었으나, 겨우 겨우 매끈한 호흡을 맞춘다.

그런데 '천천히 깊게'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잘 모르겠다.

같은 호흡 초수 내에 천천히 깊게 하려면 숨을 많이 들이마셔 굵어지게 되는데, 이게 맞는 것인지? 아닌지?

 

호흡을 마칠 즈음, 울대뼈 부근에 뭔가가 맺어 불편한 느낌이 든다.

이게 형님께서 말씀하시던 쥐눈이 콩인가? 아닌가?

 

몰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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