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시간 41분 수련.
이안 형님께 어설픈 위로를 드리고 《단학비전 조식법》을 책사한다.
《백두산족 단학지침》과 다르게 그림까지 첨부되어 있어 그리는 데 시간이 더 걸린다.
한자에 그림의 환장의 콜라보... 브라보~!
오전은 내내 이안 형님과 밴드 분께서 보내주신 《단학비전 조식법》의 표지를 보고 따라 그렸다.
오후엔 삽화는 깔끔히 편집하고, 그래프와 표는 따라 그렸다.
나름 재밌다.
《트레이딩 카오스》와 매매로 우주의 흐름과 규칙, 질서, 도와 마음공부에 관심을 두게 됐으며,
그렇게 오다 보니, 어느덧 호흡 공부를 하고 있다.
그 길에서 나를 이끈 사람과 인연들은 다양하다.
"그렇게 될 일에서 그 사람은 그 역할을 다했을 뿐"이라던 일월선녀님 말씀이 참 공감된다.
그 말씀은 악역, 선한 역이 없이, 각자 하늘이 명한 그 역할에 충실할 뿐이라는 것이다.
집에서 밥을 차려 먹으면, 그 밥상을 위해 거쳐온 사람들이 많은 것처럼 말이다.
농부는 쌀과 채소, 가축 등을 기르고, 유통업자는 돈을 위해서 일을 하겠지만 어쨌든 운반하고,
마트에서도 돈을 위해서 판매하지만, 덕분에 손쉽게 재료를 구할 수 있고,
집사람의 손을 거쳐 음식으로 내 앞에 차려지는 과정, 그 조화. 조화!
학창 시절, 게임 제작에 관심을 두게 되어 본격적으로 익혔던 그래픽 기술.
신혼 초, 직장을 그만두게 되어, 현수막 집에서 잠깐 일하면서 현수막이나 실사 간판에 쓰이는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기술을 익혔으며,
《트레이딩 카오스》를 번역하면서 워드로 책을 편집하는 기능을 익히게 됐고,
부장님께서 책을 필사하는 것을 보며, 워드로 책사하기 시작하면서 책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만들 수 있게 되었다.
그런 과정을 거쳐, 지금 호흡 공부를 하면서 《단학비전 조식법》을 책사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이안 형님을 만나지 않았다면, 아니 그 전에 ㅇㅅㄱ님께서 나를 밴드로 초대하지 않으셨다면,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그 책. 그야말로 조화다.
재밌다.
호흡 수련을 하고자 앉아, 호흡에 집중하려는 찰나,
거실에서 집사람이 트림을 한다.
'흐트러지는 내 집중이 잘못이다~'하고 집중하려는 찰나,
거실에서 집사람이 트림을 또 한다.
'자연스러운 현상일 뿐이다~'하고 집중하려는 찰나,
거실에서 집사람이 트림을 또 한다.
'삼세번이다~'하고 집중하려는 찰나,
거실에서 집사람이 트림을 또 한다.
"그만해~!"하고 꽥하니, 거실에서 깔깔깔깔 웃는다.
'어휴...'
벽을 등지고 방석에 앉아 코를 드나드는 호흡에 집중한다.
점점 느리게 쉬는 것에 주안점을 두면서.
편안한 호흡은 명명회 덕분에 실컷 수련해서 잘 되는데,
느린 호흡은 아직도 낯설다.
《백두산족 단학지침》과 《단학비전 조식법》에서는 느리고, 길고, 고르게를 말씀하시지만,
일단 느리게부터 익히고자 한다.
양반다리가 불편해져 오기에 반가부좌로 자세를 바꾸는 데,
반가부좌도 오래지 않아 불편해지는 것이 떠오르기에,
이전에 허벅지를 쫙 펴고 다리를 당겨서 앉았던 자세가 나름 편했던 것이 생각났다.
그렇게 호흡에 집중하는데, 이상하게 호흡할 때마다 배 쪽으로 기운이 간다.
허리를 세웠다가 숙였다가 해도, 한 번 배 쪽으로 쏠린 기운은 계속 거슬린다.
'아, 아..'
그때 ㅇㅅㄱ님께서 일어서서 해도 좋다고 하셨던 말씀이 떠올라 일어서서도 해본다.
'에잉, 안되는 김에 몸이나 풀자' 하고 스트레칭도 하고 볼 일도 보고
다시 앉아서 호흡에 집중하나, 다시 배 쪽으로 기운이 쏠린다.
'아~ 오늘 왜 이러심~'
목젖에서 이뤄지는 기식분기의 맛도 못봤는데, 여기서 헤매는 꼴이라니~
한참 낑낑대다가 문득, 다리를 양반다리로 바꿔 앉아보니, 배 쪽으로 가던 기운이 조금 줄었다.
'아... 맞다... 허벅지 벌리고 다리 당겨 앉으면 배로 가는 기운이 더 잘 느껴졌었지!'
단전이라고 착각한 곳에 호흡을 집중할 때 체득했던 그 느낌이, 이젠 나를 괴롭힌다.
양반다리로 앉아 허리를 좀 수그리는 것이,
폐로 호흡하며 코를 오가는 숨결에 집중하는 데에 나는 편하다.
남은 불편할 수도 있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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