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2시간 20분 수련.
《백두산족 단학지침》은 이제 절반 정도 책사했다.
한자가 너무 많고, 한자 사전에 없는 글자도 있어 시간이 걸린다.
그래도 이제 「단학인물열전」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속도가 좀 붙지 않겠나 싶다.
예전에 앞부분만 읽고, 뒷부분은 용호결 같은 글을 덧붙여 놓은 것인 줄 알고 안 읽었었으나,
책사 하면서 읽어보니, 그냥 글만 덧붙여 놓은 책이 아니었다.
호흡 수련에 깊이 있는 이해가 없이는 할 수 없는 설명도 있었고,
용호결 이후의 내용은 호흡 수련하면서 깊이 곱씹어봐야 할 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퇴근 후 집안 일을 하고, 저녁을 차리는 데 밥이 조금 남아있었다.
아이들이 겨우 먹을 양이라 나는 라면을 끓여 먹었다.
저녁을 먹는 중, 집사람에게 전화가 왔기에 "밥이 없다"고 했다.
집사람은 당황했는지, 아침에 아들내미가 밥을 떠서 얼마나 밥이 있는지 몰랐다고 한다.
그랬냐며 끊고, 그러려니 하고 있었는데, 알바를 마치고 밤에 온 집사람은
다짜고짜 왜 기분 나쁜 말투로 "밥이 없다"고 했냐며 히스테리를 부리기 시작한다.
싸울게 뻔히 보이기에 대꾸를 피했으나, 그 히스테리가 아이들에게 번진다.
아무리 그래도 아이들에게 히스테리 부리는 것은 아니다 싶어
집사람에게 큰 소리를 치니, 집사람은 쌍욕을 한다.
'아... 아름다운 집구석'
나도 쌍욕으로 맞대응한다.
명명회에서는 앉아서 자는 것을 살아있는 정신으로 관조하는 것이 수련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렇게 앉아서 자면서도 살아있는 정신이기에 그것이 가라앉은 마음, 잠심이라고 했다.
그 방법으로 수련하면서, 정말 졸기도 했다.
그러면서 목이 너무 수그러져 급기야 팔이 저리고 목이 뻐근한 목디스크 증상까지 나타났다.
그래도 수련을 놓칠 수 없다고 생각하며, 침대에 누워서 호흡수련하고자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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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도공부》의 책사를 마친 날, 이안 형님을 알게 되었다.
이안 형님께서는 잠심법은 호흡 수련을 제대로 시작하는 심법이라고 하셨다.
그 방법으로 수련해보고자 했으나, 호흡만 하면 아랫배(단전으로 착각한 곳)로
공기 통하는 느낌이 들면서 방해가 심해, 일주일 동안 호흡 수련을 쉬었다.
침대에 누워서 그냥 숨만 쉬어도 아랫배에 공기가 통하는 바람이 정말 환장할 것 같았다.
원하지 않는데 몸에 남아 있는 습관 때문에 아랫배로 통하니,
내 몸을 내가 제어할 수 없는 상태인 것이다.
사실, 지금까지 수련 방향이 그런 의도이기도 했었다.
숨만 쉬어도 단전으로 기운이 모이도록 하겠다고...
일주일을 쉬니, 겨우 몸은 그나마 회복되었다.
목디스크 증상도 조금은 나아졌고, 숨만 쉬어도 아랫배로 통하던 느낌도 많이 줄었다.
그리고 오늘, 이안 형님의 방법대로 잠심법을 시작했다.
기도방석을 접지 않고 펴서 반가부좌로 앉았다.
이안 형님께서는 별표솜 방석을 추천하셨으나,
방석사자고 돈 쓰면 집사람과 또 투닥거릴 것이 뻔하니 있는 것이나 쓰자는 생각이다.
처음엔 느리고 가늘게 호흡하고자 하니 숨이 찼다.
그래도 계속해서 느리고 가늘게 호흡한다.
호흡하다보니, 나는 들숨보다 날숨이 길다.
그래서 들숨 길이에 맞춰 호흡한다.
처음이라 너무 어색하지만, 그래도 계속 노력한다.
어느새 느리고 가늘게 호흡하는대도 많이 안정되었다.
조금씩 배가 땡땡한 느낌도 들지만, 대부분은 코를 오가는 호흡에 집중했다.
호흡에 집중하면, 반개한 시야가 눈을 뜨고 있는대도 안 보인다.
아예 안보이는 건 아니고 흐려진달까..?
한참 호흡에 집중하고 있을 때, 날숨에 몸속에서 바람 통하는 소리가 난다.
아마도 목이 건조해서 마른 모양이다.
느리고 가늘게 하는 호흡이 어떻게 하는 건지 대충 몸에 익었다.
오래간만에 방석에서 반가부좌를 하고 앉아 있으니,
엉덩이와 다리가 저리고 난리도 아니다.
그래도 한 번 앉았는데 2시간은 넘겨야지...에고...
오늘은 이 정도로 좋다.
나름 재밌었다. 점진적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내일 다시 이어가기로 하면서, 느리고 가는 호흡이 좀 더 확실하게 느껴지길 바란다.
+
이안 형님 말씀
제 경험상 잠심에서는 바람소리가 날곳이 없는데…
만약 너무 가늘게 하는데 온 신경을 쓰다보면 간혹 입으로 가늘게 쉬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저도 경험한적이 있어서. 입으로 가늘게 쉬니 목이 건조하고 휘파람소리도 나는것이 아닌지.
가늘지만 편안한 호흡을 하시면 좋울듯 한데. 그냥 지나가다 적어 봅니다.
입으로 내쉬어도 안됩니다
첨 열흘은 가늘게 호흡 한다는걸 잊고
코에 집중하면서 드나드는 숨결을 느끼며 자연호흡하세요
다른 현상은 잊어버리도록 노력 하시구요
밴드 친구가 말해줬는데 첨에 날숨이 길어도 포기하지 말고 계속 잠심법 하면 날숨이 짧아지고 들숨이 길어지는 시기가 온답니다.
첨에 제가 무리하게 말해서 그런 듯 합니다
열흘은 코에 집중하면서 자연호흡을 하세요
너무 가늘게 한다는 생각은 접고 열흘만 콧구멍으로 드나드는 숨을 느끼도록 호흡하다보면, 티슈로 숨을 느리게 하는 방법을 터득 하도록 하세요
그러면 어느 정도 느리게 마시고 내쉬어야 한다는 속도를 알아 가실거고 그러다 보면 일주일?
숨이 가늘어 지는걸 아실 겁니다
제 생각에 명주실은 상징적의미 같아요 참고 하세요
코에 집중, 자연호흡.
티슈를 코에 댄후 호흡을 해도 티슈가 흔들리지 않는 호흡의 그속도를 느끼며 자연 호흡 하세요.
이러기를 열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