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구_구_수련일지

23년 12월 6일

by 똥닦는도인 2023. 12. 7.
반응형

밤 2시간 수련.


어젯밤에 이어 속이 난리가 났다.
출근하여 동료 및 부장님께 몸 상태를 고하고 오전에 병원에 갔다.

아침인데도 아픈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진료실에 들어가니 방금 소독약을 뿌린 것 같다.
내 앞에 진찰받은 사람이 독감인 모양이다.

간단한 문진을 한 뒤 장염 진단을 받았다.

급하게 약을 타 먹고, 점심시간이 되어 구내식당에 갔다.
온통 빨갛다.
문득 인터넷에서 러시아 사람이 한국인들의 식성에 한탄했다는 이야기가 떠오른다.

러시아 사람이 말했다.
"한국 사람들은 매운 것만 먹어."

옆에서 같이 식사하던 아주머니가 말했다.
"뭐가 매워?"

러시아 사람이 말했다.
"이젠 매운지도 몰라. 미쳤어."

대충 위와 같은 대화 내용이었던 것 같다.


설사를 해서 탈진해서 그런지, 온몸에 기운이 없다.
퇴근쯤 되니 약간의 오한 기운마저 스민다.


퇴근 후 청소, 빨래를 갠 뒤 밥을 얹히고
내가 먹을 죽을 쑨다.

속을 비워내서 그런지, 흰죽일 뿐인데,
내가 만들었는데도 맛있다.

저녁에는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져 온다.
딸랑구는 "아빠도 코로나 걸려라~!"하고 주문을 외운다.
온 가족이 코로나, 독감에 걸렸지만,
아빠 혼자 걸리지 않아서 동질감을 느끼지 못한 모양이다.


타이레놀 하나 먹고, 일과를 마친 뒤 호흡 수련 시작.


빈백 소파에 이불을 덮고 앉아 고개를 숙인다.

자연스럽고 순한 호흡을 하고자 하면서 단전을 바라본다.


'사르륵, 사르륵'
강하게 심장이 뛰어, 빈백 소파의 보충재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호흡에 집중하면서 단전을 바라보고 있으니,
이내 심장이 뛰는 강도가 줄면서 '사르륵, 사르륵' 소리가 점점 약해진다.

그리고 몰입하여 호흡이 매끄러워지면 '사르륵, 사르륵' 소리가 나지 않는다.


호흡이 매끄러워졌다.
단전 중심을 찾아 점을 찍는다.
그리고 그 점의 중심을 찾아 또 점을 찍는다.

비몽사몽, 조는 것인지 아닌지 모를 기분.
이마에서 식은땀이 왼편으로 주르륵 흘러내린다.

더우면 보통, 송골송골 땀이 맺히지, 이렇게 주르륵 흐르지 않는다.
소매로 훔쳐내고 다시 호흡에 집중.

이번엔 식은땀이 오른편으로 주르륵 흘러내린다.
또 소매로 훔쳐내고 다시 호흡에 집중.

3~4번 더 반복한 것 같다.

비몽사몽, 조는 것인지 아닌지 모를 기분으로 집중하다가
체력이 달리는 느낌이 들어 수련을 마치고 시계를 보니 2시간이 흘러있다.

반응형

'구_구_수련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23년 12월 8일  (1) 2023.12.09
23년 12월 7일  (1) 2023.12.08
23년 12월 5일  (1) 2023.12.06
23년 12월 4일  (1) 2023.12.05
23년 12월 3일  (2) 2023.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