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2시간 35분 수련.
살이 쪘는가, 바지가 꽉 끼는가.
아랫배가 빵빵하게 찬 느낌이 계속된다.
점심을 먹으니, 소화까지 안 되면서 윗배까지 빵빵하다.
이럴 때, 제대로 자세 잡고 호흡 수련하면 이 느낌이 내려갈 것 같다.
하지만 그럴 수가 없으니, 버틴다.
퇴근 후 청소하고, 빨래를 개고 있으니
집사람이 늦는다며 저녁 준비를 명한다.
저녁 생각이 별로 없다.
누워서 쉬든지, 호흡 수련을 빨리하든지,
이 답답한 느낌을 녹이고 싶다.
아들 방에 잠깐 누워서 졸다 보니, 조금은 기분이 나아졌으나
소화는 여전히 안 되는 느낌이다.
일과를 마치고, 호흡 수련 시작.
빈백 소파에 자세를 잡고, 이불을 덮고 앉아 고개를 숙인다.
자연스럽고 순한 호흡을 하고자 하며 눈을 감고 단전을 바라본다.
어제처럼 단전에 점을 찍어보기로 한다.
찐득찐득한 진흙 길을 걸어가는 듯한 호흡이 오간다.
단전의 중심을 찾고 점을 찍는다.
그리고 그 점의 중심에 또 점을 찍는다.
집중이 잘 되는 효과는 있다.
만약, 방석에 앉아 호흡했다면, 꿀렁꿀렁한 느낌이 단전으로 들어갔을 것 같기도 하다.
단전으로 호흡이 오가며, 아랫배에 따끔따끔한 느낌이 든다.
집중하고 있으니, 매끄러운 호흡이 단전을 오간다.
이때, 의식을 호흡에 두면 다시 탁해진다.
단전에 점을 찍으며 계속해서 집중한다.
호흡이 매끄러워졌다.
숨을 너무 크게 들이마시면, 심장에 힘이 들어가 커지는 것이 느껴진다.
적당히 크게 숨을 들이마시면, 심장 뛰는 느낌 없이 호흡은 단전까지 오간다.
호흡이 탁할 때,
단전으로 숨을 들이마시면, 삼투압이나 기압차로 빨아들이는 느낌이 나고,
숨을 내뱉을 땐, 아랫배에 액체 같은 느낌은 맴돌며 남고, 공기는 코로 빠져나가는 느낌이다.
호흡이 매끄러울 때,
단전으로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을 땐, 그냥 단전에 폐가 하나 더 있는 느낌이다.
호흡이 오가며 아랫배에서 '쀼익, 쀽' 하는 공기 소리가 드물게 난다.
그렇게 매끄러운 호흡으로 몰입하는 중, 엉덩이가 뻐근해진다.
시간을 보니 1시간 20분 흘렀다. 생체 시계는 정확하다.
물을 한 모음 마시고, 자세를 고쳐 앉는다.
호흡이 다시 탁해졌다.
매끄러운 호흡을 잃은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스친다.
다시 단전에 점을 찍고 있으니, 매끄러운 호흡으로 바뀐다.
엉덩이가 쑤셔오기에, 몸을 숙인 형태로 자세를 바꾸니 트림이 나온다.
수련을 마치고 소화제도 먹는다.
이 글을 쓰며 컴퓨터 의자에 앉아 있자니, 회사에서처럼 아랫배가 또 빵빵한 느낌이다.
정확하게 손으로 짚어 보니, 답답한 부분은 아랫배가 아니라 명치 쪽, 윗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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