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시간 55분.
항아리 어항이 왔다.
아들내미에게 수반을 꾸며보라며 맡겼다.
수반을 꾸미고, 물을 채운 뒤 구피들을 옮겼는데, 종종 수반 밖으로 튀어나오는 녀석들이 있다.
'아… 이건 좀 에러네.'
수초들이 자꾸 자리를 못 잡고 떠올라서 몇 차례 다시 자리를 잡아주다 보니,
아들내미가 꾸민 상태에서 많이 달라져 있다.
어쨌든, 수반을 꾸미고 뒷정리를 하고 있으니,
아들내미가 등을 툭툭 치며 "또… 튀어나왔어"라고 개미 목소리로 말한다.
급박함을 느낀 상태에서도 저렇게 개미 목소리로 말하면 어쩌나 싶지만, 서둘러 가본다.
TV 장식장 위에 올려둔 수반에서, 구피 한 마리가 튀어나와 폴짝폴짝거리더니,
이내 TV 장식장 뒤로 쑥 빠져 떨어졌다.
깊이도 깊이거니와, 앞 뒤 간격도 좁아서 구해내기가 아주 곤란하다.
수초 꾸미기 용 긴 핏 셋을 들고 와 물고기 꼬리 부분을 짚은 뒤 들어 올리는데,
겨우 들어갔던 내 손이 핀셋을 오므리면서, TV 장식장 틈에 끼었다.
그래도 들어 올리는데 벽에 쓸리면서 살갗이 벗겨져 나간다.
들어 올리고 보니, 물고기만 다시 쏙 빠진 상태.
쓸리면서 아프다 보니 핀셋을 살짝 놓친 모양이다.
다시 물고기를 핀셋으로 짚고 들어 올리는데, 마찬가지로 끼었고, 쓸려도 힘주어 들어 올렸다.
구해냈다고 생각하고 물고기를 보니, 압사했다.
구해냈을 때 밝았던 아들내미의 표정은 급하게 식었다.
조금은 충격을 받았을지도 모르겠다.
'아…'
참 얄궂다.
구해내고자 했던 의도가 죽이는 결과를 낳았으니…
.
.
.
3법, 5-5초.
여유롭고 깊은 들숨, 미미한 날숨.
서서히 호흡에 몰입되는 것을 느껴며 코끝에 집중한다.
코끝에 초집중한 상태로 호흡하다 보니, 호흡이 매끈매끈해진다.
그러면서 전 부치듯이 팍 뒤집다 보니, 이내 호흡은 하나가 된다.
'아… 그랬지. 호흡에 초집중하면 호흡이 매끈매끈 해졌었지! 또 잊고 있었네.'
호흡 연습은 초집중해서 매끈매끈한 호흡을 느끼는 게 우선 아닐까 싶다.
그래야 날숨을 미미하게, 실처럼 솔솔 내쉴 수 있고
깊게 마신 들숨이 숨의 전환점으로 가는 것을 느끼기 쉽다.
다시금, 호흡의 감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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