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2시간 11분.
여러모로 심란하다.
'한 때는 성황이었으나 지금은 사람없는 도시'같은 느낌의 밴드라
느낌도 남기고, 쓸 수 있으면 댓글도 쓰고...
그래도 난, '우리'라고 생각했는데, 아녔던 모양.
『백두산족 단학지침』에서는 '먼저 간 선배와 함께 할 수 있다면, 그 위의 복이 없을 것이다'라고 했다.
나는 착하게 산 것 같지 않은데, 그런 복을 받았다고 생각하니 이상하긴 했었다.
백조처럼 수면에 떠있는 모습은 고요했으나, 수면 아래에선 아주 바쁜 커뮤니케이션이 있었던 모양.
도인들의 뻥카와 비밀, 장난질에 질린다.
나 같은 무지랭이가 전생부터 헤맨 이유를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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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인심방 쭉쭉이 9번 하고, 활 쏘는 자세 좌우 3번씩 땡기고, 허리 뒤로 젖히기 9번.
나만의 달밤 체조.
정좌 후 호흡 시작.
오늘은 왠일로 공기가 슝슝 통하는 호흡이 된다.
'그래, 진즉 이런 호흡이었으면 몰입이 더 쉬웠지.'
『단학비전』에서는 '호흡은 언제나 가늘고, 고르고, 길고 부드럽게'라고 했다.
언. 제. 나.
일단 코끝에 집중하며 드나드는 숨결을 느낀다.
계속 집중하다보니 이내 부드러워졌다.
이렇게 부드러워지면 호흡의 굵기를 엿가락처럼 주욱 늘리기가 쉬워진다.
시간을 늘리는 것은 아니다.
요 며칠 간은 인위적인 호흡에 지쳤다.
오늘은 이 부드러운 호흡을 있는 그대로 하고 싶었다.
시계를 안봐서 잘 모르겠지만, 대략 40분 정도 된 것 같은데, 다리가 저려온다.
『단학비전』에서는 '다리를 포개어 앉을 때는 알맞은 높이의 베개를 엉덩이에 사용하여 무릎이 뜨지 않게 하는 것이 피로를 막는 방법이라'고 했다.
그리하여 예전처럼 절방석을 접어 앉아봤는데, 이미 저려서 그런지 별 무소용이다.
그래서 차라리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했다.
요즘 다리 저릴 때마다 휴식을 취하면서 시간을 재어보니 3분 정도 쉬면,
다시 오래 앉을만큼 다리가 풀린다.
다리가 풀린 후 다시 호흡 시작.
이안 형님께서 3법에서는 출식미미, 날숨을 조절하라고 하셨다.
날숨을 조절하면, 들이마신 공기가 점점 쌓여서 풍선처럼 압력이 생기는데, 이렇게 하는 게 맞는지 모르것다.
코끝에 집중해서 숨을 들이마실 때, 위 뒷벽으로 가는 것을 확인하고,
날숨을 조절하면 그 부분에 점점 압력이 쌓여서 동그란 공기주머니 같이 느껴진다.
들숨을 들이쉴 때 집중하지 않으면, 가슴만 빠방하게 부풀어 오르거나 가짜길로 내려가기 십상이고,
자세가 흐트러져도 마찬가지다.
호흡을 하다 보면 등과 허리가 펴지는데, 다시금 둥글게 앉아야 위 뒷벽 길을 느낄 수 있다.
아, 그러니까 이게 맞냐고.
재미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