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 3시간 28분 수련.
집사람과의 냉전은 여행하면서 종전을 고했다.
덕분에 저녁 일찍 수련을 하지 못해 아쉽다.
집으로 출발하는 길,
집사람이 찾은 식당과 카페에 들렀다.
「금ㅇ산밥뎜」이라는 곳에서 밥을 먹고, 「숏ㅇ드」라는 카페에 들렀는데,
다 망한 시장처럼 건물만 잔뜩 들어서 있고, 장사는 하지 않는 것이 을씨년스럽다.
'와... 이런 곳에서 어떻게 장사하면서 버티지?'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지금은 겨울이었다.
그리고 옆을 보니 「변산반도국립공원」이라고 쓰여있다.
휴대폰으로 지도를 검색해보니, 바로 뒤에 해변이 있었다.
해변 쪽으로 걷다보니, 겨울인대도 지나다니는 차량이나 사람이 많았다.
'역시 보는 만큼 알 수 있군'
집사람은 내가 호흡 수련한 뒤로 성격이 더 거칠어졌다고 한다.
"호흡 수련하면 에너지가 넘쳐서 그런다더라"고 하니,
당장 때려치우라기에 그냥 내 성격이 더러워서 그렇다고 한다.
'성격뿐이겠는가! 성욕도 폭발하고 있는데!'
아이들이 학원간 틈을 타... 집사람과 쓱싹!
저녁 식사 후 쉬는 중,
딸랑구와 말장난 중 "아빠는 아들 바보잖아!"라기에
"딸 천잰데?"라고 대답했더니, "아들 바보가 아들 챙기는 거니까... 딸 천재면... 으익!"이라고 한다.
호흡 수련 시작.
벽 쪽에 매트를 깔고, 빈백 소파를 놓은 뒤, 이불을 덮고 앉았다.
자연스럽고 순한 호흡을 하고자 하면서 단전을 바라본다.
호흡은 원활하나 배가 접힌 느낌이 난다.
횡격막이나 여러 근육들이 긴장한 것으로 생각하고,
최대한 힘을 놓으면서 순하게 호흡을 이어간다.
너무 힘을 풀었는지, 호흡하다보니 고개가 너무 수그러졌다.
호흡 속도에 맞춰 서서히 다시 고개를 원위치시킨다.
호흡을 하고 있으니 목이 심하게 건조해진다.
침을 삼키고자 해도 마른 침만 삼키게 되어, 항상 옆엔 물 한 컵을 두고 있다.
코와 목 사이의 공간이 건조해지면서 기침을 했다.
기침을 하니 횡격막이나 여러 근육들의 긴장이 일시적으로 풀렸는지
배가 접힌 느낌이 사라지고, 호흡이 더 원활해진 느낌을 받는다.
단전을 드나드는 호흡을 바라보고 있으니,
어릴 때 죽을 뻔했던 여러 가지 일들이 떠오른다.
'난 참 운이 좋아'
단전을 드나드는 호흡을 바라보고 있으니,
갑자기 몰입이 되면서, 잡념이 사라져가고 호흡의 느낌만 남는다.
단전을 집중하는 힘이 커지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집중의 힘이 커지자, 몸에 야릇한 느낌이 들면서,
어떠한 벽을 뛰어넘는다는 생각이 살짝 든다.
호흡은 아주 원활하고 굵고 시원하다.
길게 들이마시면, 심장이 뛰지 않고 길게 들이마실 수 있다.
하지만 맛있다고 생각되는 만큼의 편안한 호흡을 한다.
'그래, 교장 선생님께서 호흡 길이를 줄이라고 하셨지.'
그렇게 호흡을 하고 있으니, 뱃 속에서 '꼬르르' 하는 소리가 연달아 난다.
목이 건조해서 수시로 마신 물 때문인지, 호흡 수련의 진전 때문인지 모르겠다.
배가 고파서 그럴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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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을 하면 왼쪽 옆구리와 오른쪽 옆구리에 바람이 통하는 느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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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을 하면 오른쪽 옆구리와 단전 부근에 '뾰륵 뾰륵'하는 느낌이 난다.
구_구_수련일지
24년 1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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