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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_구_수련일지

23년 11월 30일

by 똥닦는도인 2023.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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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40분 수련.

 

 

"아들, 시간 괜찮아?"

 

어머니께서 전화를 주셨다.

 

"시간? 왜요?"

 

"엄마 아주대병원을 가려고 하는데..."

 

"병원?"

 

그때 엄마의 전화를 누군가 대신 받는다.

 

"안녕하세요. 119구급 대원입니다. 지금 교통사고 나서 아주대병원으로 이송 중 입니다. 오시면 얼마나 걸리실까요?"

 

"예?"

 

 

어머니가 택시를 타고 이동 중,

직진 하는 택시를 비보호 좌회전 차량이 들이받았다고 한다.

 

뒷좌석에 타고 계시던 어머니는 그 사고로

잇몸뼈가 함몰되어 앞의 이 부분들이 안으로 들어가고

송곳니가 입술을 관통하여 2개의 구멍이 났으며, 머리가 터지셨다.

 

 

오후 6시, 경황 없이 아주대병원에 도착.

응급실로 가니 딱딱한 공원 벤치 의자같은 곳에 어머니가 앉아 계신다.

 

오후 4시 30분에 사고가 나서 이송 되신 후, 계속해서 벤치 의자에 앉아 대기하고 계셨다 한다.

교통사고로 피가 흐르는 사람을 침상이 아닌 의자에 방치하는 체계에 상식과의 괴리감을 느낀다.

 

오전 12시, 잇몸뼈 조치와 입술, 머리 봉합 조치를 받고,

7시간을 넘는 시간을 대부분 좁은 벤치 의자에 앉아 대기하며 계시던 어머니는 구토감을 느끼신다고 한다.

 

순간 분노가 치솟는다.

응급실에 있는 남자 조무사에게 집에 가겠다고 했다.

 

"뭐요? 어딜간다고요?"

 

말투에 분노가 추가 된다.

남자 조무사 옆 벽에는 '응급실 폭행, 징역 5년'이라는 문구가 붙어있다.

 

'하...왜 붙여 놨는지 알겠네.'

 

 

결국 입원도 못한 어머니를 댁으로 모셔다 드린 후

집에 도착하니 오전 1시 40분을 지나고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자 기다리는데,

서영랑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이 떠오른다.

 

호흡 수련이 잘 되어갈 때,

집안 사람들의 사고나 일 등이 생겨, 호흡 수련을 방해하는 일이 생긴다고.

 

그땐, '내가 호흡 수련하면 집안 사람들 다치는겨?'라고 생각하고

괜히 연관 지어서 생각하면, 그러한 관념이 생길 것 같아 깊게 생각하기를 멈추었다.

 

'짧더라도 오늘의 수련은 한다.'

 

 

호흡 수련 시작.

 

반가부좌로 앉아 고개를 숙인다.

 

어머니의 사고, 응급실 처우에 대한 분노 등이 뒤섞여 거친 호흡이 느껴진다.

순하고 자연스럽게 하고자 떠올리지만, 호흡 중 배가 접히는 느낌이 드는 것이 힘이 들어가는 것 같다.

 

배의 어느 부분이 접히는지 손으로 짚었으나,

빵빵하게 뱃살이 튀어나 온 내 배에는 외적으로 접힐만한 부분이 없었다.

 

'아, 진짜 살이 접히는 건 아니군.'

 

호흡하면서 힘이 들어가면 원활하지 않은 부분이 접히는 것 처럼 느껴지는 모양이다.

 

잡념, 잡념, 잡념..

 

호흡 수련하고자 앉은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도 무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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