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1월 14일
밤 3시간 30분 수련.(21:40~01:10)
어제 딸랑구를 훈계했던 일로, 딸랑구가 삐졌다.
'아니, 잘못은 저 녀석이 했는데, 내가 딸랑거리는 상황이라니?!'
이것은 다 집사람이 권력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허, 허, 허.
집사람은 딸랑구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저녁을 사라고 한다.
저녁도 차리지 않고, 설거지도 하지 않는 전략을 아주 적절하게 써먹는다.
집 근처 중국집에 도착.
짜장면이 7천 원, 짬뽕이 9천 원, 앞에 뭔가 이름 붙은 짜장, 짬뽕은 1만 원을 넘어간다.
물가가 너무 급격히 오른다. 나라가 재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반증으로 느껴진다.
저녁 식사를 하다, 아이들에게 뭔가 더 사주고자 메뉴를 살피다가,
"닭껍질만두"가 눈에 들어온다.
만두피가 닭껍질이라는 건지, 만두소가 닭껍질이라는 건지 모르겠지만,
만두라니까 아이들도 시켜보라고 한다.
"닭껍질만두"가 나왔다.
만두피가 닭껍질에 생긴 건 꼭 발기한 애기 고추처럼 생겼다.
호기심에 가족들이 하나씩 들고 한 입 베어문다.
그리고 나만 빼고, 가족들은 다 뱉는다.
나도 썩 내키지 않는 식감과 맛을 느끼면서 억지로 삼켰다.
가족들이 뱉은 만두를 보니, 그냥 닭껍질을 돌돌 말아서 튀긴 것이었다.
이딴 걸 8개에 7천 원...
4개는 손도 대지 않고 일어섰다.
집으로 오는 내내 닭껍질만두의 역한 느낌으로 속이 매스껍다. 우엑.
호흡 수련 시작.
벽 쪽에 매트를 깔고 빈백 소파를 놓은 뒤, 이불을 덮고 앉았다.
자연스럽고 순한 호흡을 하고자 하면서 단전을 바라본다.
단전을 오가는 호흡을 바라보면서 매끄러운 느낌의 실마리를 잡는다.
실마리가 잡히고, 그 실마리에 자연스럽게 호흡을 이어 붙인다.
앉은 지 얼마 되지 않았으나, 매끄러운 호흡이 단전을 오간다.
며칠 더 연습해 보면, 완전히 체득할 수 있을 것 같다.
호흡에 힘 들어가는 것을 주의하면서,
몸에도 쓸데없는 힘이 들어간 곳을 찾아 힘을 뺀다.
특히 어깨, 목 부분에 힘이 많이 들어가 있다.
어제 수련 시간은 7시간이 넘긴 했지만,
의식 없는 구간이 있기에 수련을 했는지, 잤는지 모르겠다.
오늘은 의식을 절대 놓지 않고자 했다.
호흡이 자연스럽고 순하면서도 매끄럽게 단전을 오고 가자,
나도 모르게 눈이 감긴 것을 인지한다.
눈 감김이 인지되면, 곧바로 눈을 다시 반개하여 뜬다.
살짝 눈 감은 그 순간에도 의식이 살짝 멀어지는 것을 감지했다.
빈백 소파에서 앉아 눈을 감으면 편안하고 느낌은 좋으나, 확실히 의식을 부여잡기는 어렵다.
한 참 호흡을 바라보다 엉덩이가 아파오기에 시간을 보니 3시간 28분을 지나고 있다.
하여 2분을 마저 채워 3시간 30분으로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