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_구_수련일지

23년 11월 26일

똥닦는도인 2023. 11. 27.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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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2시간 15분 수련.

 

 

집사람이 빈백 소파를 샀다고 한다.

서영랑 선생님께서 추천하셨던 제품은 아니라고 하는데 과연 어떨지?

 

 

호흡 수련 시작.

 

양반다리로 고개를 숙이고 앉는다.

 

잠을 잘못 잔 것인지, 수련하면서 자세가 좋지 않았는지

왼쪽 어깻죽지가 뻐근하고 아프다.

 

단전을 오가는 호흡은 원활하지 않다.

잡념은 떠오르지 않으나, 호흡이 원활하지 않으니 애쓰려는 의식이 느껴진다.

날 숨에 집중하여 꿈결 같은 느낌을 쌓아보고자 했지만, 안 된다.

 

 

이렇게 애쓴다고 느껴질 땐, 두 가지 말이 떠오른다.

 

하나는 부장님께서 말씀하셨던

'있는 듯 없는 듯한 호흡'

 

하나는 최재용 동지께서 말씀해 주신

'호흡을 관조하는 내 의식의 소재, 그 위치를 내가 정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 소재가 느껴져 집중되는 것인가'

 

차분히 마음을 다독이고, 몸이 하는 호흡을 느껴본다.

짧고 만족스럽지 않은 호흡이 오가지만,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인다.

 

허리가 너무 굽는 느낌이 들기에 약간 곧추 세워 자세를 가다듬는다.

 

 

시간이 흐르자 굳었던 아랫배가 풀리는 느낌이 들면서

호흡이 원활하게 오간다.

나도 모르게 힘이라도 들어가는 모양이다.

 

호흡이 원활하게 오가는 느낌이 들 땐

서영랑 선생님의 '일호일흡에 집중'을 떠올린다.

 

허리와 다리가 불편해지는 느낌이 온다.

시계를 보니 1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벽을 등지고 다리를 펴고 앉아, 다시 수련을 이어간다.

 

윗 집에서 '딱, 딱' 거리는 소음이 들리고,  베란다에서 제습기 소음이 커져서 들리지만,

그 모두도 단전에서 녹여보겠다는 마음을 먹으면 못 받아들일만한 것도 아니다.

 

아마, 산에서 수련해도 어떤 소음이 있을 것이고, 바다에서 수련해도 파도 소리라도 들릴 것 같은데

아무런 소음 없는 곳을 찾으려면, 음... 그런 곳은 없을 것 같고,

더욱 호흡에 집중해 빠져드는 수 밖엔 없을 것 같다.

점진적으로 천천히...

 

몽롱하거나, 비몽사몽 하거나, 꿈결 같은 느낌은 오지 않는다.

그렇다고 잡념이 떠오르는 것도 아니다.

 

그저 호흡을 바라보는 내가 있다.

그런데 어깻죽지가 너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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