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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_수련일지

23년 12월 18일

by 힙합느낌 2023.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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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 ♡, 밤 3시간 9분 수련.


친구 녀석은 감기 기운에 열이 38.5도로 죽을 지경이라고 한다.
요즘은 독감과 코로나가 동시에 오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더 유의해야 할 것 같아, 키트로 검사해 보라고 권했다.


《선도공부》를 책사 중이다.
오타를 내지 않기 위해 신경 쓴다고 썼는데도, 집에서 다시 읽어보니 오타투성이였다.
1,000페이지가 넘는 책인데, 그 속에 오타가 숨어들 것으로 생각하니 하쿠나 마타타다.


호흡 수련 시작.

매트를 벽 쪽에 붙여 깔고, 빈백 소파도 벽 쪽에 붙여 놓아, 이불을 덮고 자세를 잡는다.
최근 빈백 소파를 벽 쪽에 붙였는데,
서영랑 선생님께서도 빈백 소파는 벽 쪽에 붙이는 것이 자세 잡기에 용이하다고 알려주셨다.
역시, 난 먼저 맨땅에 헤딩해야 뒤이어 답이 쫓아오니 하쿠나 마타타다.

허리를 조금 기대는 자세를 잡고 편안하게 기댔다.
호흡을 몸에 맡기고 단전으로 오가는 것을 관망한다.

썩 수월하지 않았지만 이내, 자연스럽고 순한 호흡이 된다.
뱃속에서 '쀽, 툭'하며 공기 방울 터지는 소리가 종종 난다.
소리는 왼쪽 옆구리 쪽에서도 나고, 단전 쪽에서도 난다.

집중하는 중, 호흡이 매끄러워지기에 길이를 늘여본다.
호흡이 커지며 잠시간은 매끄럽게 오가다가,
점점 심장이 크게 뛰기 시작하며 빈백 소파에서 '사르륵, 사르륵' 소리가 들린다.

'아차... 욕심부렸구나...'

다시 호흡을 몸에 맡기지만 썩 매끄럽진 않다.
몸에게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질문을 던지니 '느낌을 즐겨보라고'하는 것 같다.
그래서 느낌을 즐겨본다.

그렇게 호흡에 집중하는 중, 아들내미가 기침하며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 같다.
가만히 호흡에 집중해 보려다가 자리를 툭툭 털고 일어나, 자장가라도 틀어 줄 요량으로 아들 방에 갔다.

아들내미가 작은 목소리로 "나 혼자 잘래~"라고 한다.

일어난 김에 물 한 컵 떠서, 호흡하고자 다시 앉았다.
잠시간 호흡에 집중하려는 찰나, 아들내미가 다시 기침하기 시작한다.
생각해 보니 가습기를 틀어주지 않았다.
아들내미 방 가습기를 틀어주는 김에 안방 가습기도 틀었다.

다시 호흡하고자 앉는다.
이번엔 허리를 조금 세운 자세를 잡고 단전에 집중한다.

호흡은 매끄럽지 않으나, 마음만은 고요하다.

'호흡이 매끄럽지 않음은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가고 있는 것이렸다.'

최대한 몸에서 쓸데없는 힘을 빼고자 하면서 호흡을 이어간다.
뱃속에서는 아직도 '쀽, 벙, 툭, 폭'하며 공기 방울 터지는 소리가 간헐적으로 이어진다.
그러면서 호흡할 때마다 왼쪽 옆구리가 점점 아파져 온다.

'좌협이 통하려나... 왜이랴.'

그저께, 명명학교 모임에서 좌협에서 다른 길로 샌 경험담을 들었기에 괜스레 신경 쓰이기 시작한다.

'아니야, 왼쪽 옆구리에 신경 안 쓸 거라고, 단전이라고, 단전에 집중한다고.'

모임에서 '왼쪽 옆구리에서 느낌이 나면 자연스럽게 의식이 왼쪽 옆구리로 쏠리기에 집중이 분산되었다'는 얘기를 들었기에 더 단전에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이 커진다.

 


왼쪽 옆구리 어디쯤인지 손으로 짚어보니 그림의 빨간 위치였다.
배꼽보다 높은 곳의 왼쪽 옆구리.
평소, 왼쪽 옆구리라 했던 곳은 (느낌상) 주황색 위치였는데,
오늘은 기록하기 위해서 정확히 짚어보고자 다시 확인했는데도 빨간 위치였다.

'호흡을 자연스럽고 순하게~'라고 생각하며 호흡이 힘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인다.
호흡은 매끄러워지지 않는다. 초수로 따지면 1.5초-1.5초 정도 될 것이다.
그 작은 호흡에 힘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를 다시 기울인다.

왼쪽 옆구리에서 갉갉갉 하며 갉아내는 느낌인 것 같기도 하고,
쀼룩 쀼룩 하는 느낌인 것 같기도 한 묘한 느낌이 계속 이어진다.
그러다가 호흡에 힘이라도 들어갈라치면 왼쪽 옆구리가 아파진다.

그렇게 애쓰다 보니 어느 순간 왼쪽 옆구리의 통증이 사라지고
호흡이 왼쪽 옆구리까지 원활하고 순하게 오가는 것이 느껴진다.

'해치웠나?!'

마음을 놓으려는 찰나, 다시 왼쪽 옆구리가 아파진다.

'아니네….'

 

잡념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처음은 이번 모임이 떠오르면서,
액션캠 같은 것을 설치했으면 랑만수련기에 도움이 되지 않았겠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명명학교 예산이 모였다면서 왜 랑만수련기 영상 제작에 안 쓸까?'

서영랑 선생님께서 영상 제작에 체력이 달린다고 말씀하신 것이 떠오르면서

'AI로 서영랑 선생님 목소리를 학습시켜서 활용하면 어떨까, 비싸려나?' 싶었다.

이런저런 잡념이 들다 보니 하다 하다 못해 회사 일까지 스멀스멀 솟아오른다.
그렇게 잡념 속에 호흡하고 있으니, 왠지 왼쪽 옆구리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 수련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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