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 밤 1시간 36분 수련.
봉한학설과 관련 있다는 《현대과학이 추적해온 인체의 비밀 통로》 책이 도착했다.
잠깐 열어봤으나 의학서적인 것 같다.
살며시 다시 닫는다.
집사람이 저녁은 중국집에서 먹자고 한다.
딸랑구와 옷 입고 기다렸으나, 학원 간 아들내미가 오지 않는다.
퇴근한 집사람이 거의 도착했으니 나오라고 했으나, 아들내미가 오지 않았다고 전하자
그러면 포장을 해오겠다고 한다. 딸랑구는 기왕 옷 입었는데 외출하지 못해 섭섭한 눈치다.
집사람에게 딸랑구가 외출하고 싶어 하니 포장하지 말라고 전할 요량으로 전화했으나 받지 않는다.
집사람이 음식을 포장해 왔다.
"전화 좀 받아라. 전화기 그렇게 쓸 거면 버리든가."라고 핀잔을 줬다.
집사람이 도착한 지 한참인데도 아들내미는 오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음식을 먹고 있는 와중에, 집사람이 "아!"하고 탄성을 터뜨리더니
아들내미에게 전화한다.
집사람이 퇴근하고 오면서 아들내미에게 중국집으로 바로 오라는 톡을 남겼다고 한다.
평소 전화벨 소리가 울리면 시끄럽다며 히스테리 부리는 집사람으로 인해, 나는 벨 소리를 진동으로,
집사람은 무음으로 해놓고 있었는데, 둘 다 아들내미가 전화한 줄 몰랐던 것이다.
이런 일이 생길 때마다, 집사람으로 인해 생기는 여파로 속이 부글부글 끓는 때가 종종 있다.
'이미 일어난 일에 집착하지 말자.'하고 놓아버린다.
아들내미가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들어왔다.
겉옷만 벗은 뒤 손만 씻고 음식 앞에 서둘러 앉았으나, 아들내미의 짜장면은 이미 퉁퉁 불었다.
아들내미는 짜장면을 먹으면서 소리 없이 눈물만 뚝뚝 흘린다.
'아...'
이미 지나간 일에 신경 쓰지 않고자 놓았으나, 또 속에서 천불이 일어난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가해자는 없고 피해자만 생긴 상황이니...
저녁을 먹고 씻은 뒤, 육체와 정신적인 피곤함이 몰려오기에 5분만 눕고자 하며 침대에 누웠다.
.
.
눈 떠보니 새벽 2시.
'그래도 호흡 수련을 거를 순 없지.'
호흡 수련 시작.
벽을 등지고 다리를 뻗은 채로 기도 방석 위에 앉았다.
이불을 다리 밑에 깔고 반으로 접어 다리 위도 덮었다.
자연스럽고 순한 호흡을 하고자 하면서 단전을 바라본다.
확실히 반가부좌로 앉는 것보다 허리의 부담은 덜 하다.
그리고 자세를 많이 고쳐 앉지 않아도 호흡이 원활하게 오간다.
단전의 흔적은 미미하다.
아마도 빈백 소파를 산 뒤 우왕좌왕하며 제대로 쌓지 못하고, 음심 폭발로 자위를 한 것이 겹쳐서 다 소모 되었다보다.
단전이 있던 곳에 호흡이 오가도록 집중한다.
조금씩 조금씩 단전에 뜨거움이 차오른다.
저녁에 있었던 일로 잡념이 폭발하면서,
아들내미가 4~5살 즈음 대뜸 생글생글 웃으며 "나 행복해."라고 했던 말이 떠오른다.
그때 집사람은 아들내미에게 원하는 것 없이 무조건적으로 사랑만 쏟았으니까.
아이가 커가면서 집사람은 아이에게 원하는 것이 많아졌다.
심하다 싶을 땐 옆에서 말려보지만, 아이의 교육에 관여하지 말라며 더 성화다.
아직은 딸랑구가 집사람 말을 잘 듣고 있으니 문제없지만, 조만간 딸랑구의 자아가 커지면 문제도 커질 것이다.
행복하다고 하던 아이는 이제 이미 흘러갔고, 잔소리와 꾸중에 지친 아들로 다시 채워졌다고 생각하면 정말 공(空)하다.
호흡에 집중하고자 눈을 떳다 감았다 하며 애쓴다.
운 좋게 호흡에 집중되다가도 잡념으로 튕겨 나오길 반복하다보니,
어느 순간, 단전에 시원한 공기 방울 느낌이 나면서 호흡이 더 굵어진다.
그러면서 호흡할 때마다 정신이 쑥쑥 빨려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자연스럽고 순한 호흡을 할 땐, 한 번 빠져들어보라고 하셨겠다!'
그 느낌에 쑥쑥 빨려들어가는 데 중간에 턱 막힌 느낌이 들면서 정체되었다.
그렇게 호흡을 좀 더 이어가다가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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